지난 달 소방당국이 대당 2억여 원을 들여 구입한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가 5년 만에 헐값에 퇴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2008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프린터 구급차를 도입해왔다. 기존의 국산 구급차보다 크기가 크고, 더 많은 첨단 장비를 탑재할 수 있어서 응급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주된 도입 배경이었다.
스프린터는 기본적으로 차량가격이 고가이고, 여기에 각종 첨단 장비까지 탑재되기 때문에 대당 가격이 2억 원에 달해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있었다. 당연히 국산 구급차는 이보다 3/1 정도 가격에 불과한 6천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또 최근 들어서는 실질 운용결과가 국산 구급차로 사용되는 현대 스타렉스보다 큰 차체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외부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장이나 전고, 전폭까지 모든 게 미니버스만큼 크다 보니 좁은 골목길이나 소방도로를 진입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소방당국은 대당 2억 원이 넘는 이 구급차를 5년간 사용 후 2014년부터 고철 값만 받고 폐차하기 시작했다. 중고차로도 거래가 안 되는 이유는 환자들이 이용했던 차량이었던 특성상 거래 차체가 사실상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그런데 타이밍이 절묘하다. 현대차는 소방당국이 스프린터 구급차의 폐차가 이슈로 떠오른 이 시점에 쏠라티 구급차를 출시했다. 가격은 8,400만 원대부터 1억 원 미만에 책정하고, 6월 3일 개막한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구급차로 공급되지는 않았지만, 추후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기는 하다”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의 효율성이 떨어져서 헐값에 폐차를 하는 것이라면, 같은 크기의 현대 쏠라티도 제 몫을 할 수 없다. 만약 소방당국이 현대 쏠라티를 구급차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보다 명확하고 적절한 설명이 함께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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