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 투싼이 美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이하 IIHS)에서 최고등급의 안전성을 인정받았으나, 국내에서는 추측성 내용이 사실화 되어 내수차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2012년부터 미국에서 시행하는 스몰오버랩 테스트는, 시속 64km의 속도로 차량 앞부분의 25%를 장애물과 충돌시키는 가장 가혹한 자동차 테스트 중 하나다. 기존에는 운전석만 테스트했지만, 제조사들이 운전석의 안전성만 강화하는 꼼수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는 조수석의 테스트도 진행했다.
IIHS가 새로운 스몰오버랩 테스트에 투입한 토요타와 스바루, 닛산 등의 차량들에서는 미흡하다는 결과가 속출했고, 그나마 낫게 측정된 혼다와 마쯔다, 뷰익도 양호정도로 평가됐다. 그러나 현대 투싼은 여기서 유일하게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우수한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입증돼 전 항목 만점 결과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북미형과 내수형의 차별이 있어 이는 미국의 결과고 내수형 투싼에서는 충돌 시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마치 사실인 것처럼 내용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고, 구체적인 범퍼 빔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 있어서 안전성이 다를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토트리뷴에서 확인 한 결과, 이는 투싼에서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쉐보레의 기함 모델인 임팔라와 르노삼성 SM6도 마찬가지 구조를 갖고 있었다.
당연히 내수형에 이런 범퍼 빔이 적용되는 이유가 있다. 현재는 마치 국내에서는 안전기준이 없고, 주간주행등 때문에 범퍼 빔이 다른 모양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사실은 그 반대로, 미국에서는 보행자 보호 법규가 없고, 국내에서는 보행자 보호 법규가 있기 때문에 범퍼 빔의 코너 익스텐션이 빠져 있는 것이다.
<보행자 보호법규>
- 국토교통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102조의2
- 유럽 GTR 9 legform to bumper test procedure 7.1항~7.1.2.3항
차량이 보행자와 충돌할 경우, 보행자의 상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보행자와의 접촉 부분에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조치가 되어야 합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http://www.car.go.kr/jsp/kncap/wayWalk.jsp)
국내에서는 위와 같은 법규를 만족 시켜야 하기 때문에, 유럽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투싼에는 범퍼 빔 양 끝에 위치하게되는 코너 익스텐션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미에서 보행자 보호 법규가 시행된다면, 오히려 국내와 동일한 범퍼 형상을 북미형에도 적용시켜야 한다.
그래도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당연히 차이가 없다. IIHS가 테스트한 결과의 사진을 살펴보면, 이번에 논란이 된 범퍼 빔 끝에 있는 코너 익스텐션은 완전히 변형이 되어 있을 정도로 안전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는 베리어가 타이어를 타격하고, 타이어는 힌지 필러를 타격하기 때문에 운전석 주변의 차체 강도를 확보 해야 승객석의 안전이 보장된다. 즉, 범퍼 빔은 매우 중요하지만 빔 끝에 있는 코너 익스텐션은 스몰오버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힌지 필러, A필러, 로커 판넬들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과 같은 범퍼구조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대부분 수입 및 국내 제조사들이 국내 보행자 보호 법규를 충족 시키기 위해서 북미를 제외한 국내와 유럽 등의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는 오히려 북미에서 국내와 동일한 형상의 범퍼 빔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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