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신차가 출시되면 빠지지 않는 댓글의 유형 중 하나가 ‘가격 많이 올랐다’라는 내용이다. 최근에는 가격인상 폭이 줄어든 듯 보이지만, 사실 제조사들은 연식변경 또는 단종 직전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시들한 틈을 타서 가격을 올리는 꼼수로 가격을 인상해 가격인상폭이 적어 보이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인기가 높은 주요 차종들을 위주로 약 10년 전 가격과 비교해서 최근 차량가격이 얼마나 인상됐는지 확인해봤다.
현대 아반떼 (630만원↑)
아반떼는 1.6 가솔린을 기준으로 2006년 모델이 923만원에서 1,498만원에 판매됐었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1,384만원에서 2,125만원으로 기본트림은 461만원, 고급트림은 627만원이 인상됐다. 2006년 XD에서 HD가 출시되면서 기본트림은 1,120만원으로 약 200만원이 인상됐고, MD가 출시되면서는 기본가격이 또 220만원 정도 올라 1,340만원에 시작하게 됐다. 그나마 AD의 시작가격은 MD에 비해 44만원 인상되는데 그쳤으나, 세부모델과 사양이 다양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대는 크게 높아진 상태다.
현대 쏘나타 (390만원↑)
현대 쏘나타는 현재 2.0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이 2,214만원부터 2,90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10년 전에는 1,689만원에서 2,359만원으로 기본트림은 525만원, 고급트림은 542만원 더 저렴했다. 기본트림의 가격차이가 이렇게 심하게 벌어지는 이유는 당시 기본 3가지 트림까지 수동변속기가 장착돼서다. 쏘나타는 최근 자동변속기 모델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하면 386만원으로 가격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이유가 어쨌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상승폭은 500만원 이상 증가했다.
현대 그랜저 (420만원↑, 380만원↓)
그랜저 TG는 2.7 가솔린이 주력이었으나 HG로 넘어오면서 2.4 가솔린으로 주력엔진이 변경됐다. 현재 2.4 가솔린은 2,933만원에서 3,033만원에 판매 중이지만, 10년 전에는 이보다 420만원 저렴한 2,513만원이면 기본트림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최고급 트림은 10년 전 가격이 3,410만원으로 오히려 377만원 더 비쌌다.
현대 싼타페 (550만원↑)
싼타페는 현재 2.0 디젤이 2,765만원에서 시작하고, 2.2 디젤이 3,058만원에서 3,36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10년 전과 비교해서는 2.0 디젤의 가격이 427만원 인상됐으며, 2.2 디젤은 720만원이나 올랐다. 물론 당시 차량가격이 2,338만원부터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동변속기 모델이었기 때문이지만, 동등한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기본가격은 555만원이나 인상됐다. 당시 최고급트림에 적용되던 내비게이션은 300만원 내외로 매우 고가였는데, 최근에는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낮아져 풀옵션 가격은 비교적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현대 포터 (446만원↑)
포터는 현재 1,430만원부터 1,94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포터2가 처음 출시됐던 2007년에는 984만원으로 현재보다 446만원 더 저렴했다. 최근에는 10년과 같이 아주 옵션이 빠진 트림은 삭제됐고, 기본 트림 자체가 높아지긴 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가격은 3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기아 카렌스 (430만원↑)
기아 카렌스는 2007년식 2.0 LPI 모델이 1,486만원에서 2,100만원이었는데, 최신모델은 최대 340만원 가량 인상된 1,30만원에서 2,42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디젤모델을 기준으로 해서는 최고급트림이 56만원 인상되는데 그친 반면, 기본트림은 435만원이 인상된 2,265만원으로 소비자들의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기아 모닝 (395↑)
모닝은 10년 전에 739만원부터 970만원에 판매됐었다. 최고급 트림의 가격이 970만원이었기 때문에 풀옵션 가격도 1천만원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가장 기본트림이 955만원, 최고급 트림은 1,365만원(터보 제외)에 판매되고 있다. 당연히 옵션을 추가하면 1,500만원을 넘어서 소형차와 비슷한 가격이 된다. 다른 차량에 비해 실질적인 인상폭은 적은 편이지만, 가격에 민감한 모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상폭은 더 높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SM5 (309↑)
지금은 SM6의 인기에 밀려 시들하지만, 오랫동안 르노삼성의 간판모델이었던 SM5는 2.0 가솔린을 기준으로 현재 2,209만원부터 2,867만원에 책정되어 있다. 10년 전에는 1,776만원부터 2,360만원에 판매되었으니 그 당시와 비교해서는 433만원에서 507만원까지 인상됐고, 기본트림의 가격은 수동변속기를 제외하고 자동변속기와 비교해도 최소 309만원이 인상됐다.
쉐보레 캡티바 (670↑)
캡티바는 10년 전에 지엠대우 윈스톰으로 판매됐었다. 디자인과 브랜드, 모델명 등의 변경이 있긴 했지만, 풀체인지가 이뤄진 적 없이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당시 기본트림의 가격은 1,977만원부터 시작했고, 자동변속기 모델도 2,142만원부터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본트림의 가격이 2,809만원으로 자동변속기를 기준으로 비교하더라도 667만원이 인상됐다. 최고급트림은 2,938만원에서 3,294만원으로 기본트림에 비해 인상폭이 적은 편인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10년 전 모델에는 사륜구동이 적용됐지만, 최신 모델에는 사륜구동이 옵션으로도 제공되지 않는다.
쌍용 렉스턴 (268만원↓)
렉스턴은 2007년 2,883만원에서 4,144만원에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가격이 2,818만원에서 3,876만원으로 최대 268만원이 낮아졌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10년 전과 비교해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 풀체인지 수준으로 변경된 적이 단 한번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물가가 상승했고, 파워트레인의 변경도 있었지만, 다른 브랜드와 달리 소소한 변화로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참고로 렉스턴은 2010년 2.0 디젤모델을 처음 투입하면서 가격을 2,495만원까지 낮춘 모델을 판매하기도 했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 쉐보레 신형 말리부, 그랜저보다 크고 가볍다
-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현대차의 신차소식
- 르노삼성 QM6의 외관, 중국에서 완전히 유출
- BMW 구입하러 갔다가, 폐차시킨 민폐 고객
- 폐타이어가 새 타이어로 탈바꿈 되는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