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실적이 경쟁사만큼 상승폭을 보이지 못하고, 신형 그랜저의 출시소식에 그랜저의 판매량마저 줄어들자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의 출시를 앞당기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의 출시로 현재 추락하고 있는 그랜저의 인기를 되살려 놓으려고 하고 있으나, 기함인 아슬란에게는 신형 그랜저의 등장이 판매량을 더 떨어뜨릴 수 있어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애초에 아슬란은 현대의 기함으로 출시된 모델이 아니다. 과거 다이너스티나 기아 오피러스가 했던 역할을 하기 위한 차종으로, 그 동안 공백으로 비워져 있던 대형 전륜구동 모델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출시됐다. 그러나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제네시스를 런칭하면서 상위 모델이 모두 제네시스 브랜드로 편입되고, 여기에 끼지 못한 아슬란이 얼떨결에 브랜드 전체 모델의 기함이 됐다.
플랫폼은 그랜저와 공유한다. 요즘같이 플랫폼 공유가 일상화된 시대에 플랫폼 공유는 아슬란 판매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현대차의 계산은 잘못됐다. 일단 기존의 다이너스티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델이지만, 다이너스티라는 이름을 버려 기존 소비자들마저 생소한 차량이 됐다. 게다가 과거와 달리 아슬란 가격대면 구입할 수 있는 수입차가 너무 많아졌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아슬란의 월 판매목표가 2천여 대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슬란의 판매량은 처음부터 현재까지 2천 대를 넘어선 적이 없다.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굉장한 금액을 할인을 하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은 그랜저 혹은 렉서스 ES를 택했고, 그 결과 올해는 2월 이후 200대 이하의 판매량으로 급감했다. 전반적으로 가격부터 헤리티지, 인지도까지 아슬란은 모든 것이 너무 애매했다는 평가가 업계의 중론이다.
그런데 아슬란의 이런 위기 속에 그랜저 신모델 출시 소식이 먼저 흘러나왔다. 그랜저가 더 감각적인 디자인에 낮은 가격, 심지어 8단 자동변속기까지 탑재하면, 아슬란이 그랜저보다 굳이 더 나은 부분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어설픈 차별화와 고급화에 더 이상 지갑을 열 소비자들은 없어 보인다.
- 불붙은 국산차의 노마진 경쟁, 최후 승자는?
- 제네시스 브랜드로 편입된 G80, 대체 무엇이 달라졌나?
- 궁극의 럭셔리 리무진, 현대 유니버스 프레스티지
- 뒷태까지 완벽한 핫라인으로 동공저격, 은빈
- 쉐보레 카마로 파격가에, 또 다시 머쓱해진 경쟁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