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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프라이빗 쇼룸에서 실물로 직접 보니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모델 G90의 출시를 앞두고 프라이빗 쇼룸을 운영 중이다. 서울, 인천, 대구, 부산에서 진행되는 행사 가운데 제네시스 강남에서 열린 G90 프라이빗 쇼룸에 참석했다.

   


쇼룸 직원들의 친절하고 능숙한 응대 뒤에는 철저한 보안 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모든 카메라를 스티커로 막아 촬영을 방지한 것은 물론 계단이나 화장실로 이동할 때마다 봉인상태를 확인했다. 화장실 입구까지 보안요원이 배치돼 혹시 모를 유출 가능성을 철저히 대비했다.


(▲사진출처 : onefootabroad)


프라이빗 쇼룸에는 세 가지 모델이 전시돼 있었다. 포르토 레드, 골드 코스트 실버, 그리고 티타늄 블랙 세 가지 컬러로 각기 다른 사양이 적용된 가운데 포르토 레드 컬러를 사용한 모델을 자세히 살폈다.


포르토 레드 컬러는 와인을 주제로 만든 색상이다. 최근 출시된 2019년형 G80의 대표 컬러인 엠버 브라운에 레드와인이 가미된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기존 1세대 제네시스나 그랜저 HG에 쓰였던 자줏빛 컬러보다는 확실히 고급스럽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기존 EQ900에 비해 화려한 느낌을 강조한다. EQ900의 디자인이 상당 부분 절제된 형태라면 G90의 경우는 거리낌 없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외관 디자인의 변화 폭은 상당히 커서 전면과 후면은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 제네시스 GV80 콘셉트에 선보인 디자인 요소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번 부분 변경 모델에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제네시스의 차세대 크레스트 그릴이 적용된다. 기존 6각형에서 5각형 형태로 바뀌고, 그릴 아랫부분이 범퍼 하단까지 깊게 파고든 형상이다. 크게 확장된 그릴로 인해 당당한 이미지가 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라디에이터 그릴 내부는 격자형 그래픽이 적용되고, 크롬으로 도금된다. 격자형 패턴이 만나는 지점마다 십자가 형태로 표현해 디테일을 살려낸 부분은 인상적이다.


   

쿼드램프는 완전히 분리된 형태는 아니다. 두 개의 램프 사이에 길쭉한 주간주행등이 삽입돼 한 덩어리를 시각적으로 양분시켜 준다. 완전히 분리된 형태는 신형 G80 모델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쿼드램프에서 시작된 직선의 이미지는 측면 방향지시등을 거쳐 후면 테일램프까지 하나의 선처럼 연결된다.


쿼드램프는 4개의 모듈로 구성되는데 상단부는 간접 조명 같은 반사판이 안쪽에 내장돼 은은한 느낌을 더한다. 하단은 두 개의 프로젝션 타입 램프가 내장된다. 가운데 위치한 주간주행등은 방향 지시등 역할도 겸하게 된다. 헤드램프 내부는 제네시스 로고와 함께 그릴에 사용된 격자형 그래픽이 적용돼 고급스럽다.


(▲사진출처 : 보배드림)


측면에는 전면의 주간주행등과 같은 모습을 한 길쭉한 방향지시등이 삽입된다. 긴 차체와 더불어 G90의 존재감을 더해 주는 요소다. 내부에는 역시 격자형 그래픽을 적용해 전체적인 디자인 기조를 잘 살려낸다. 측면 19인치 반광 스퍼터링 휠은 실제로 보면 색감이 고급스럽다. 휠에도 역시 격자무늬 패턴이 삽입되는데 제네시스는 이를 가리켜 G 매트릭스라고 표현한다. 다이아몬드가 빛을 받았을 때 난반사해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현대차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마케팅 행사나 일부 모델명에 덧붙이는 단어 브릴리언트도 사전적인 의미로는 ‘빛나는, 찬란한’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지만, 다이아몬드가 빛을 가장 잘 발산하는 58개 면으로 연마하는 커팅 방법을 가리키는 데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 보배드림)


G90의 후면도 쿼드램프 형태가 적용되는데 하단부는 트렁크 전체를 가로질러 하나로 연결된다. 역시 격자형 그래픽이 사용되고, 특히 야간에 점등될 때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가 된다. 쿼드램프 사이에는 방향지시등이 삽입된다.


  

후면부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최신 링컨 브랜드가 연상되는데 트렁크를 길게 가로지르는 테일램프 디자인 때문이다. 또한 제네시스의 윙타입 엠블럼 대신 영문 브랜드명이 트렁크 가운데 삽입된다. 역시 링컨이 떠오르는 구성인데 고급스러운 느낌은 물론 플래그십 모델로서 차별화하기도 해 개인적으로는 좋은 변화라 느껴졌다. 트렁크 용량은 471리터로 동급 플래그십 모델 가운데 가장 크고, 트렁크 매트 하단에도 작은 수납공간들을 추가로 마련했다.



범퍼 하단은 후진등이 자리 잡는데 기존과 다른 형태라 눈길을 끈다. 후진 가이드 램프라 표현하는데, 기어를 R 단으로 옮기면 노면에 둥근 점선을 빛으로 투영해 차량이 후진 중임을 표시하게 된다. 후방 모니터에서의 식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주위의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가 야간에 미리 조심할 수 있도록 안전에 심혈을 기울인 기능이다. 하단 머플러도 5각형 크레스트 그릴 디자인 기조가 반영된다. 전반적으로 세부 디테일에 신경을 써 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내 디자인의 변화 폭은 외관에 비해 적은 편이다. 1열 중앙 디스플레이는 기존과 동일한 12.3인치로 구성되는데, 테두리 마감의 변화를 통해 운전석 계기반과 하나로 연결된 듯한 이미지가 보다 강해졌다. 센터패시아에 배치된 스위치 개수와 구성을 일부 달리해 사용 편의성도 개선했다.



운전석 계기반은 속도계와 회전계 사이 디스플레이가 삽입된 기존 방식이 그대로 사용된다. 주행 중 카메라를 이용해 후방 시야는 물론 후측방 시야도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 이것은 특히 쇼퍼 드리븐 차량에는 꼭 들어가야 할 기능 가운데 하나다. 운전자가 룸미러나 도어 미러를 통해 후측방 도로 상황을 확인하다 보면, 2열에 앉은 VIP와 불필요하게 눈이 마주치거나 시선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G90의 후측방 디스플레이 표시는 2열 VIP 고객의 편의를 위해 제네시스가 작은 부면에도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려주는 요소다.



센터패시아 모니터는 3개로 화면이 분할돼 사용 편의성이 높다. 이를테면 내비게이션 화면 – 오디오 조작 – 공조장치 조작 순으로 배치돼 사용 빈도가 높은 항목들을 직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의 도입으로 이전보다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커스텀 4가지로 기존과 명칭이 일부 달라졌다.



새로운 내비게이션의 특징은 원격 자동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연중 4회 진행되는데 백그라운드 업데이트 방식이라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 하더라도 자동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구성된다. SD카드를 비롯한 외부 설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사용이 매우 편리해졌다.



나파가죽 시트는 여전히 고급스럽고 3가지 신규 퀼팅 패턴을 도입한다. 각 필러와 천장은 스웨이드 재질로 꼼꼼히 감쌌고, 손길이 닿는 곳 대부분은 가죽과 리얼 우드,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적극 사용한다.


   

2열은 동급 최대 레그룸을 갖춘다. 우측 좌석은 14방향, 좌측 좌석은 12방향으로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지만, 아쉽게도 안마 기능은 장착되지 않는다. 내부 무드등은 스위치를 누르면 천천히 빛을 발해 고급스러움을 살린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점은 칭찬할 만한 부분이지만, 2열 탑승객을 위한 모니터는 기존 그대로 터치 방식이 아니다. 중앙 컨트롤러로만 조작이 가능한데 일부 메뉴의 경우 직관적인 사용이 어려워 아쉬움이 남는다.



렉시콘 오디오는 사양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최상급 모델에 사용되는 오디오는 17개 스피커가, 일반형 오디오는 14개 스피커가 장착된다. 외부 소음이 철저히 차단된 실내에서 음악을 재생하면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처럼 오묘한 이질감이 들게 한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답게 각종 편의 및 안전사양은 빠짐없이 갖춰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으로 주행 차선에 가상으로 정중앙선을 설정해 추종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또한 전방 추돌 방지 보조 장치에는 긴급 조향 기능이 추가된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반대 차선 대향차가 차선을 넘어오는 돌발 상황에서 자동으로 조향해 충돌을 회피하게 된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기존과 동일하게 3.3 가솔린 터보 엔진과 3.8 및 5.0 가솔린 엔진 3가지로 이뤄지며,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가격은 3.3 가솔린 터보 8,099만 원, 3.8 가솔린 7,706만 원, 5.0 가솔린 1억 1,878만 원부터 시작돼 일부 트림은 기존 대비 300만 원가량 인상된다. 다만, 트림과 기본 사양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부 사항은 공식 출시 이후 확인 가능하다.



고급 세단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차량 자체의 높은 품질에도 관심을 기울이지만, 격에 맞는 서비스에도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제네시스는 의전 서비스와 골프 마케팅, 호텔 전용 라운지 등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만족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 G90은 12일부터 사전 계약에 돌입하며, 11월 27일 공식 출시 예정이다.


kjh@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