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의 출시로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볼보자동차는 S90을 선두에 내세우며, E클래스와 정면 대결을 예고했다. 당연히 판매량에서는 S90이 E클래스를 당장에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E클래스와 다른 경쟁력은 무엇인지 비교하면서 살펴본다.
디자인
E클래스의 외관은 다양하다. 트림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도 범퍼 디자인도 다르다. 앰블럼의 위치에 따라 차량이 클래식 해 보이거나, 스포티하게 보이기도 한다. 정면에서의 디자인도 그렇지만 테일램프는 특히나 더 C클래스, S클래스와 비슷하다. 멀리서 보면 차이가 힘들 정도로 짙은 패밀리룩을 유지하고 있다.
S90도 90시리즈들의 패밀리룩을 이어받는다. 헤드램프는 볼보의 새로운 상징이 된 토르의 망치가 풀 LED 헤드램프 중앙을 가로지른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위엄 있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범퍼는 스포티하게 마무리됐다. 측면은 쿠페처럼 루프라인이 완만하게 떨어지게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인다. 후면은 다소 투박하기도 하고, 미래지향적인 모습이 전달되기도 한다.
크기
크기는 S90이 E클래스보다 더 크다. 전장은 E클래스보다 38mm 더 긴 4,963mm, 휠베이스도 1mm 더 긴 2,941mm다. 전폭은 1,979mm로 29mm 더 넓은데, 전고는 1,443mm로 S90이 E클래스보다 17mm 더 낮다. 전반적으로 S90은 더 넓고, 낮다고 할 수 있다.
실내
E클래스의 실내는 경쟁 모델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프리미엄을 추구한다. 12.3인치의 디스플레이가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상단으로 나란히 배치되고, 탑승석을 감싸는 우드 장식과 64컬러의 무드등은 분위기를 압도한다. 시트는 여성의 패션과 인체의 곡선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S90의 사치스러운 실내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당연히 계기반을 풀 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센터페시아의 대형 터치스크린은 태블릿 PC처럼 세로로 배치됐다. 대부분의 버튼은 터치스크린으로 삽입되었고, 그 덕분에 실내엔 버튼이 많지 않다. 도어와 센터터널, 대시보드 등에는 스칸디나비안 감성이 물씬 풍겨지는 우드와 알루미늄이 듬뿍 사용됐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시트의 편안함을 강조할 때 인체공학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인체공학 시트의 최고봉은 역시 볼보다.
편의사양
E클래스에서 옵션으로 제공되는 액티브 멀티 컨투어 시트는 온돌 마시지 원리를 이용한 마사지 기능을 제공한다.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멀티빔 LED 헤드램프는 84개의 LED를 개별적으로 점등시켜 상대 차량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상향등을 유지시켜준다. 터치컨트롤은 스티어링 휠 버튼을 터치만으로도 계기반이나 인포테인먼트를 조작시킬 수 있고, 고해상도 3D 내비게이션은 국내 R&D 센터에서 한국 시장만을 위한 것으로 특별히 제작됐다.
S90은 골목이나 주차 시 유용한 360도 카메라를 지원한다. 액티브 하이빔은 E클래스처럼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작동되며, 시트는 당연히 안마기능도 지원한다. 오디오는 영국의 바워스 앤 윌킨스 19개 스피커 시스템이 적용되며,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애플 카플레이 등을 지원한다.
파워트레인
메르세데스-벤츠는 2리터 가솔린과 디젤만 출시한 상태며, 추후 라인업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볼보의 최신 모델들은 모두 드라이브-E 2리터 4기통 엔진만 사용한다. S90도 마찬가지로 2.0 가솔린과 디젤로만 출시된다.
가솔린 모델부터 살펴보면, S90 T5의 최고출력이 254마력으로 E300의 245마력보다 9마력 더 높고, 최대토크는 35.7kg.m으로 2kg.m 더 낮다. 변속기는 E클래스에 비해 1단 낮은 8단 변속기가 맞물리고, 가속성능은 6.8초로 0.1초 더 느리다.
디젤엔진은 E220d가 S90 D4보다 5마력 더 높고, 최대토크는 동일하다. 하지만 S90 D5는 E220d보다 최고출력이 40마력 더 높은 235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도 48.9kg.m으로 8.1kg.m 더 높다.
연비
E300의 복합연비는 구동방식에 따라 10.3km/l에서 10.8km/l, 2.0 디젤은 15.1km/l를 기록한다. 후륜구동과 사륜구동임을 고려하면 꽤 우수한 편인데, 신형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8단 자동변속기와 전륜구동을 사용하는 S90의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주행 및 안전사양
E클래스와 S90 모두 가장 진보적인 첨단 사양이 탑재되어 있다. E클래스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장치가 결합된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라고 불리는 긴급제동 시스템이 장착된다. 이외에도 장애물이나 급차선 변경 시 조타력을 보조해주는 조향 회피 어시스트, 측면 에어백이 펼쳐지는 프리 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등이 모두 탑재된다.
S90도 드라이브 파일럿과 같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탑재돼 차선 표시만 있다면 설정된 속도에 맞춰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스티어링을 자동으로 조향하며 주행한다. 대형동물 감지시스템은 동급 세계 최초로 적용된 것으로 보행자와 자전거 동물까지 감지해서 경고하며, 필요에 따라 차량을 제동시키기도 한다. 또 당연히 볼보의 상징인 시티 세이프티가 도심 주행 환경에서도 사고 없는 주행을 돕는다.
가격
가솔린 모델인 E300은 7,350만 원부터 8,050만 원까지 7개의 트림으로 구성됐고, 디젤 모델인 E220d는 6,650만 원부터 6,900만 원까지 3개의 트림으로 판매 중이다.
S90은 가솔린 2개, 디젤 5개 트림으로 구성돼 트림 개수는 E클래스보다 적다. 가솔린은 6,490만 원과 7,190만 원으로 책정됐고, 디젤 모델인 D4는 5,990만 원과 6,690만 원, D5 AWD는 6,790만 원에서 7,490만 원으로 디젤 트림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S90 가솔린은 E클래스보다 900만 원까지 더 저렴하지만, 디젤의 고출력 모델은 비슷한 가격이거나 오히려 더 비싸다. 물론 비싼 건 이유가 있다. E220d에는 E300만큼의 사양이 없기 때문에 더 저렴한 것이지만, S90 D5에는 가솔린과 동등하거나 더 많은 사양이 준비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