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수입차 업계 최초로 국내 판매 전체 모델이 WLTP 인증 기준을 통과한 푸조는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 사양, 수준급 연비 등으로 2019년 수입차 시장에서의 성장이 주목되는 브랜드다. 그동안 SUV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한 푸조는 중형 세단 508을 내년 1월 국내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8년 만에 풀체인지 된 508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자세히 살펴본다.
2018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정식 공개된 2세대 508은 EMP2 플랫폼을 사용해, 1세대 모델보다 전장과 전고는 줄어들고 전폭은 넓어져 스포츠 세단의 역동적인 비례를 완성한다. 전통적인 세단 형태 대신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패스트백으로 탈바꿈해 출시 전부터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콘셉트 모델 푸조 인스팅트에서 영감받은 신선하고 파격적인 모습에 힘입어 2019 유럽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른 상태다.
i-콕핏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럽게 바뀐 실내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계기반은 운전자의 시야가 전방 도로에 머무르도록 설계되고 HUD로 운행 정보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하단의 버튼들 하나하나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아 독특하고, 나파가죽이나 알칸타라, 크롬과 같은 고급 소재도 대거 적용한다. 예전 푸조 모델들은 독창적인 개성이나 예술적인 감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는데, 최신 모델은 대중의 관점에서 보기에도 고급스럽고 멋있게 꾸민다.
푸조 세단 라인업의 기함 모델답게 편의장비와 안전장비도 대거 도입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다기능 10인치 터치스크린, 앰비언트 라이트 등이 장착된다.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액티브 서스펜션 컨트롤이나 포칼 오디오와 같은 장비는 프리미엄 브랜드 모델에서도 상위 트림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사양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장비인 ADAS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능동형 안전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기능과 나이트 비전까지 적용된다. 2018년 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서 5점 만점을 기록해 높은 안전성도 입증된다.
날렵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공간 활용성은 증대된다. 실내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32리터에 이르고, 주요 경쟁 모델 대비 넉넉한 공간을 가져 실내 거주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패스트백 형태를 사용해 기본 적재공간이 487리터로 여유로운데, 2열 시트를 폴딩하면 1,537리터까지 확장된다.
푸조의 파워트레인은 친환경성과 경제성 부면에서 탁월하다. 이러한 장점은 2세대 508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기본 장착되는 2리터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공인연비는 13.3km/l를 달성한다. 대부분의 푸조 모델들이 실제 주행 연비가 공인연비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고속도로 주행의 경우 20km/l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508은 높은 상품성을 갖춘 모델이지만,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구매 포인트는 가격이기 때문에 가격 설정에 따라 인기도는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조 508의 경쟁상대는 폭스바겐 아테온과 제네시스 G70 디젤, 기아 스팅어 디젤 등을 거론할 수 있다. 이전 모델 대비 상품성이 향상돼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지만, 주요 경쟁 모델들의 실제 구입가격이 4천만 원 초중반대임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입 디젤 SUV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온 푸조가 508을 통해 세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신형 508은 1월 중순 국내 출시 예정이며, 왜건 모델인 508 SW도 추후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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