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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올드하거나 클래식하거나

다시 봐도 신선한 충격, 날개 없는 전투기 파이어버드

[오토트리뷴=김예준 수습기자] 최근 제조사들의 콘셉트카는 양산형에 가깝고, IT 기술이나 신소재를 활용해서 신차 미리보기나 규제 대응을 위한 기술들 혹은 안전 기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콘셉트카들은 파격적인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GM이 개발했던 전투기 모양의 파이어버드도 충격적인 콘셉트카 중 하나였다.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어 했던 GM

1930년대의 GM은 일반 내연기관이 달린 자동차가 아닌 가스터빈을 이용한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발하고 싶어 했다. 지금은 터보, 슈퍼차저 등 과급기를 이용해 엔진의 성능을 올리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당시 과급기는 비행기에서나 사용되던 고급 기술이었다. 그러나 GM은 이를 뛰어 넘어 디자인이나 성능 모든 면에서 도로에서 달리는 전투기를 만들고 싶어했다.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

1세대의 파이어버드는 첫 가스터빈 구동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달리는 전투기였다. 당시는 큰 차체가 디자인의 트렌드였지만, 섬유유리로 만들어진 총알 모양의 낮고 작은 차체와 지붕대신 전투기에서 사용되는 캐노피가 1인만 탑승 가능한 운전석을 덮고, 측면에는 작은 날개를 달고 있다. 날개에는 실제 비행기처럼 플랩도 달려 있어서 고속에서 안전하게 감속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후방에는 수직 꼬리지느러미를 달았다. 강력한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했는데, 주행 시험 중 타이어가 성능을 받혀주지 못해 시험을 중단했다.



4인승으로 발전된 2세대 

2세대는 1세대와 다르게 4인승 가족용 승용차로 제작이 되었다. 파격적인 디자인은 이어졌다. 전면에는 두 개의 대형 흡입구와 4인은 탑승할 수 있도록 높은 유리 캐노피를 장착했다. 캐노피 상단부와 후방에는 수직 꼬리지느러미를 달고 있었다. 차체는 티타늄으로 제작해 강성도 확보했다. 높은 배기열을 해결하기 위해 커다란 쿨러를 장착했으며 4개의 휠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한 최초의 자동차였다. 현재의 내비게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길 안내 시스템도 내장하였다.



가스터빈과 가솔린이 결합된 3세대

3세대는 2인승으로 제작되었다. 섬유유리 차체와 개별 캐노피를 적용해 운전석과 동승석을 분리했다. 또한 7개의 짧고 작은 날개와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수직 꼬리 날개도 달았다. 내부에서는 비행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조이스틱형 스티어링 휠이 사용됐다. 225마력의 가스터빈 엔진과 10마력의 가솔린 엔진을 결합해 235마력의 힘을 냈다. 당시에 보기 힘든 ABS 시스템과 에어컨 같은 호화 옵션도 장착했다. 당시 항공 우주 기술이 많이 개발되었던 시기이므로 파이어버드 역시 항공 우주 기술을 적용했다. 비행기에 이용되는 에어드래그 브레이크를 적용, 안정적인 브레이킹과 차체에 진동을 감소시켰다.



자동운전 기능을 제공했던 4세대

4세대는 운전자와 탑승자가 함께 탈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 4세대는 실제 주행을 한 적이 없어 가짜 터빈 엔진을 달고 있다. 그러나 설계 당시 고속 안전성을 더욱 높여 실제 주행 시 당시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보다 2배 이상의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가 되었다. 비행기에서 볼법한 자동운전 기능도 포함되어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주었다.



시도는 좋았지만, 양산되지 못한 아쉬움

파이어버드는 개발 당시 GM의 모든 기술이 결합된 결정체였다. 그러나 가스터빈의 단가와 비싼 차체, 안전 규제를 위반하는 날개 등 파이어버드의 특징이 발목을 잡아 양산되지 못했다. 이후 GM산하 폰티악이라는 브랜드에서 같은 이름의 스포츠카를 개발해 머스탱, 카마로 등과 경쟁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2009년 폰티악이 해체되며 후속 모델에 대한 가능성도 사라지게 되었다.


news@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