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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커스텀핏 361대 판매, 부진한 성적의 원인 분석

현대자동차가 지난 12월 1일 출시했던 쏘나타 커스텀 핏 한정판 모델을 12월 한 달간만 판매하려고 했으나,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1월까지 판매를 연장한다.



쏘나타 커스텀 핏은 현대차의 대표 고객 참여형 소통 프로그램 ‘H-옴부즈맨’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개발된 차로 핵심 사양부터 트림 구성, 최종 모델명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차다. 현대차는 지난 5월 13일부터 10월 28일까지 168일간 ‘H-옴부즈맨 2기’ 상품혁신그룹 고객 30명과 함께 쏘나타 스페셜 에디션 상품개발을 실시했다. 고객이 직접 차량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해당 아이디어가 채택돼 실제 판매되는 차가 만들어진 것은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하지만 고객과의 소통으로 제작됐다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12월 한 달 동안의 판매량은 고작 361대에 그쳤다. 2015년 11월 쏘나타 30주는 한정판 모델 300대가 3분 만에 완판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원인이 무엇 때문일까.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현대자동차의 생산 노조는 지난해 19차례나 파업을 했다. 당연히 20회에 달하는 파업은 생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는데, 쏘나타뿐만 아니라 코나 판매량도 12월에는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쏘나타 커스텀 핏은 한정판 모델이기 때문에 일반 모델과 달리 선 주문을 받고, 후 생산을 해서 다른 모델보다 출고시기가 더 늦어졌고, 소비자들이 선뜻 계약할만한 상황이나 시스템이 아니었다.



특별한 듯하면서도 아쉬운 사양들

커스텀 핏에는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휠인 R-MDPS와 튜닝 진폭 감응형 댐퍼 ASD를 기본화해서 조향감이나 주행감성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앰블럼과 도어 스팟 램프, 컵홀더 메탈 네임 플레이트 등의 전용 디자인과 블랙 헤드라이닝, 직물 재질 필러 마감, 블루링크 무료 이용기간 연장 등으로 상품성을 강화했다.



R-MDPS나 ASD가 추가된 것만 하더라도 기본 모델보다 낫긴 하지만, 이외의 사양들은 기존에도 현대차의 튜닝 브랜드인 튜익스를 이용해서도 튜닝이 가능한 부분이었거나 굳이 필요치 않은 사양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쉽게 말해 대부분 사양들이 그럴싸하게 포장은 됐지만, 꼭 커스텀 핏에서만 누릴 수 있거나 특별해서 소비자들을 이끌만한 사양은 없었던 셈이다. 쏘나타뿐의 사양은 이미 중형 세단 중에서 가장 좋고, 기존에도 사양이 떨어져서 판매량이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현대차는 몰랐을까?



불필요한 트림 및 선택사양 구성

커스텀 핏은 일원화된 한정판 모델이 아니며, 세부적으로 마이 시티 에디션과 마이 트립 에디션 등으로 트림이 나뉜다. 한정판에서 굳이 트림을 나누고, 선택 사양까지 존재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선택 품목은 한 패키지에 5개 이상 묶어 단가가 비싸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의 합리적이 선택이 어려웠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디자인

쏘나타 30주년 모델도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하고, 쏘나타 터보 디자인을 적용했다. 그렇게 해서 완판했던 경험을 해서인지 이번 커스텀 핏에서도 쏘나타 터보 디자인을 적용했다. 하지만 30주년 모델과 커스텀핏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쏘나타 뉴 라이즈의 터보 모델 디자인은 부분변경 전보다 훨씬 과하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만 한 디자인이 됐다. 그리고 30주년에서는 실내외 소재나 컬러 등에도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써서 차별화가 확실했지만, 커스텀 핏은 그런 것들이 부족했다.



대수 한정 없는 시즌 한정판

쏘나타 30주년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 모델과 완전히 다른 차별화 덕분이었고, 가성비도 굉장히 좋았다. 게다가 300대 한정판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해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끌어냈다. 반면 쏘나타 커스텀 핏은 R-MDPS와 ASD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옵션이 재구성됐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시즌 한정판도 한정판이긴 하지만, 대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한정판이라는 타이틀도 다소 희미해 보인다. 

 

소통은 좋았고, 시도도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쏘나타 커스텀 핏을 함께 만들었던 옴부즈맨 참여자들이나, 담당자들은 이 쏘나타 커스텀 핏을 몇 명이나 구입했을까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