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미국 본토에서 날아온 정통 픽업트럭이 드디어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콜로라도가 국내에서는 꽤 커보일 수도 있지만, 쉐보레의 픽업트럭 라인업 중에서 중형이므로 국내 도로환경에서도 적합한 모델이다. 게다가 예상보다 낮은 3,855만 원부터 4,500만 원(풀옵션 기준) 수준의 가격으로 책정돼 초기 반응도 폭발적이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웰리힐리파크에서 만난 콜로라도는 포스부터 달랐다. 렉스턴 스포츠는 SUV에서 파생된 모델이지만, 콜로라도는 애초부터 픽업트럭으로 개발되었고, 정통파 모델이어서 그런지 디테일에서부터 차이를 보였다. 아무래도 해외에서는 출시된 지 꽤 오래된 모델이라 디자인이 세련된 멋은 없지만, 굵직한 크롬이 적용된 그릴과 넓은 휠하우스, 적재함과 완전히 분리된 듯 일체감 있는 바디가 인상적이다.
국산 픽업트럭과 다르게 전면 범퍼 하단으로 견인고리가 있고, 후방에도 트레일러를 견인고리가 선택사양으로 제공된다. 적재함의 상면고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후방 범퍼에는 발판이 있고, 적재함 내부 마감도 역시 수준급이다. 적재함 내부는 2단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이하지만, 적재함 도어도 무겁지 않고, 부드럽게 개폐가 가능하다. 또 후방 유리에도 슬라이딩 도어를 채택하고, 적재함을 위한 작업등까지 배치해 트럭다운 실용성을 갖췄다.
실내는 생각보다 좁다. 평소에 렉스턴 스포츠 칸을 타고 있어서 그런지 그 차이가 확실히 크게 다가온다. 제원을 보니 콜로라도의 전장은 5,415mm이며, 축거는 3,258mm에 달하지만, 전폭이 렉스턴 스포츠의 1,950mm보다도 좁은 1,885mm다. 애초에 전폭이 약간 좁기도 하고, 디자인 자체가 수평적인 디자인을 크게 강조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익숙하고 편안하다. 쉐보레 브랜드의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마감재가 썩 좋지는 않지만, 컵홀더를 비롯한 수납공간은 여기저기에 많고, 버튼들도 생각하는 위치에 직관적으로 붙어있다.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변속기 레버 정도인데, 굉장히 투박하다.
놀랍게도 뒷좌석의 도어 내부까지 마감재가 감싸져 있고, 수납공간도 2단으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크게 넓지는 않지만, 자투리 공간까지 최대한 살리려고 한 듯하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3D 고무 매트는 차량관리에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2열 시트 각도는 역시 픽업트럭이라 썩 편하지는 않고, 국산 픽업트럭과 비슷한 느낌이다.
시승은 500급 카라반인 아드리아 아도라 573PT를 견인하는 견인 체험부터 시작됐다. 후륜구동 모델과 사륜구동 모델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두 모델 모두 카라반을 견인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파워트레인이 3.6리터 가솔린(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파워트레인보다도 후방카메라에 카라반 견인이 편리하도록 돕는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과 견인고리 제공, 스위에 컨트롤 등이 기본으로 적용돼 보다 안전한 견인이 가능하다는 게 쉐보레의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슬로프 시승이 이어졌다. 시승 직전에 내린 비 때문에 임도 구간을 제외한 시승이 진행됐다. 출발부터 가파른 경사가 펼쳐졌다. 약간의 미끄러운 노면이긴 했지만, 부드럽게 오르고, 자갈이 펼쳐진 비포장 구간에서도 서스펜션은 제법 부드러웠다.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도강, 진흙, 범피, 사면 등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LD가 적용되어 네 개 중 두 개의 바퀴가 공중에 떠 있어도 주행이 주행이 가능한데, 렉스턴 스포츠 칸과 달리 충격이나 소음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게 LD가 작동됐다. 또 차가 비틀어진 상태에서도 뛰어난 강성 덕분에 4개의 도어와 적재함까지 개폐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을 타고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다. 그냥 타는 것도 아니고, 차가 박살 날 정도로 타고 있으니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추후 더 확실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시승은 가벼운 체험기기 정도로 갈무리하겠다. 콜로라도의 더 자세하고, 확실한 내용, 렉스턴 스포츠 칸과의 비교 테스트 등은 추후 영상 리뷰를 통해 전달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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