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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평범한 플라스틱도 특별해 보이게 만든 현대 코나

출고 이후, 롱텀시승기의 첫 편으로 코나의 실내외 디자인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번 디자인 편은 단순히 제조사에서 밝힌 내용이 아니라 생활을 하면서 코나의 디자인은 어떠한 장점이 있었고, 또 어떤 불편함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이다.



코나는 독특하게도 분리형 램프 디자인을 채용했다. 헤드램프가 아래로, 주간주행등이 위로 올라갔다. 주간주행등이 위로 올라가면서 코나는 더 미래에서 온 듯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다. 반대로 헤드램프 위치가 낮아지긴 했지만, 공기흡입구 같은 장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헤드램프 주변을 플라스틱으로 마감하면서 굉장히 역동적인 모습을 구현하게 됐다. 게다가 위치가 낮아지니, 야간에 다른 운전자들에게 헤드램프로 줄 수 있는 눈부심 피해도 비교적 적어졌다.





구입 전에는 별로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인데, 주간주행등이 실제로는 그리 길지 않다. 자세히 보면 상단부의 양쪽 끝으로는 방향지시등이기 때문에 실제로 주간주행등이 점등되는 부분은 60~70% 정도라고 볼 수 있다. 또 사이드미러에도 단 하나의 LED가 사용됐을 뿐이다. 방향지시등이나 코너링 램프, 안개등도 모두 벌브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면 헤드램프가 풀 LED 방식이라는 것. 차라리 2천만 원 초중반의 가격에 구입했다면 특별한 아쉬움이 없었을 텐데, 3천만 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니 아쉬움이 남는다.



앞서 언급한 LED 같은 건 개인적인 아쉬움이지 큰 문제는 없다. 진짜 문제는 사이드미러의 크기. 사이드미러가 사진 상으로는 싼타페처럼 위아래가 넓어 보이지만 사실은 세단처럼 얇고 길다. 그래서 사각지대는 별로 없는데, 주차할 때 후방 시야가 그다지 좋지 않다. 주차구역의 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주차할 때 사이드미러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는데, 후진 연동 각도 조절이 됐다면 충분히 해결이 되었을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능조차 없다.



해가 질 때쯤 코나를 보고 있으면, 작지만 라인들이나 디테일들이 제법 멋져 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디자인이 너무 복잡하고, 굴곡이 많다 보니 세차할 때 힘들다. 요즘은 여름철이기 때문에 야간에 주행하고 나면 벌레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는데, 다른 차량들에 비해서 신경 써서 세차해야 할 부분이 많다. 손으로 는 잘 지워지지도 않아서 약을 뿌리고, 고압수로 다시 뿌려줘야 한다. 대충 기계세차나 돌리거나 세차를 싫어한다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디자인이다.




펜더와 사이드스커트, 범퍼 하단부가 모두 플라스틱 소재로 감싸져 있다. 만져보면 매끄럽고, 그렇게 싸구려 같아 보이지도 않아 괜찮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툭툭 쳐보니 단단한 것 같지는 않다. 또 생각보다 실용적이지도 못한 것이 이런 소재는 긁히면 낭패다. 도색도 불가하고, 부품을 교체해야 해서다. 특히 돌빵이라고 하는 스톤 칩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뜻밖의 장점으로는 뒷문짝 아래가 플라스틱으로 덧대져 있어 실수로 다른 차와 문콕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 쌍용 티볼리의 소재는 흠집에 강하고 고급스럽지 못한 반면, 코나의 플라스틱은 시각적으로 나아 보이긴 하지만 흠집에 약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후방에서는 상단의 스포일러가 크고 안정감 있게 눌러주고, 새로운 디자인의 테일램프가 얇지만, 임팩트가 상당하다. 범퍼 아래쪽에 위치한 방향지시등이나 후진등은 충분히 밝아서 야간에도 만족스럽다. 후면부는 아직까지 특별히 좋거나, 아쉬운 것도 없는 상황. 하지만 돼지꼬리 같은 안테나는 샤크 안테나로 교체하는 편이 더 깔끔할 것 같다.



외관에 비해서 실내는 굉장히 무난하다. 하지만 무난하기 때문에 특별히 질릴 것도 없고, 다른 현대차와 비슷해서 조작성이 뛰어난 건 사실이다. 인포테인먼트나 내비게이션은 모두 터치스크린 속과 그 주변에서 해결이 가능하고, 중요한 건 스티어링 휠 리모컨에도 들어있기 때문에 주행 중에도 조작이 편리하다. 하단의 공조버튼들은 지금껏 타본 현대차 중에서 가장 깔끔하다.


운전석이나 동승석 시트는 모두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앞, 뒤, 위, 아래 조절이 가능해서 시트 포지션을 맞추기가 편리하다. 운전석은 요추받침까지 있는 데다, 기본적으로 시트 자체가 특별히 흠 없이 무난하다. 시트보다 불편한 건 팔걸이. 팔걸이가 굉장히 작으면서 슬라이딩도 안 된다. 그리고 수납공간도 은근히 좁다. 콘솔박스나 글로브박스 크기가 매우 작고, 도어 수납공간도 좁은 편이다. (수납과 적재공간에 대해서는 조만간 별도로 다룰 예정.)



마감재는 아쉬움이 크다. 아반떼 MD를 탔을 때만 하더라도 하위 트림에만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상위 트림에서는 우레탄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코나는 트림에 구분 없이 상위 트림에서도 플라스틱으로 도배를 했다. 대시보드의 일부에만 우레탄 소재를 사용했을 뿐 이외에는 전부 다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감성적인 부분과 차량 수준을 떨어뜨린다. 스티어링 휠도 여전히 얇고, 너무 부드러워 손이 말라있으면 미끄러지기 십상.



요즘 며칠 뒷좌석도 타봤는데, 탈만하다. 레그룸도 나쁘지 않고, 헤드룸은 선루프가 없으니 여유롭다 못해 실내체육관 수준이다. 그렇지만 코나는 뒷좌석을 위한 차량이 확실히 아니다. 풀 옵션에도 열선시트가 없고, 뒷좌석으로 가는 에어컨 송풍구도 없다. 뒷좌석이 덥고, 춥다는 뜻이다. 그리고 뒷좌석 헤드레스트는 높이 조절이 불가하고, 시트 각도도 살짝 세워져 있어 편하게 탑승하려면 엉덩이를 살짝 빼고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아니 뒷좌석 중앙에 기껏 헤드레스트를 만들어 두고 카매트는 왜 중앙에만 빼 뒀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트렁크 공간은 넓지 않지만, 개구부가 넓어서 큰 짐을 적재하고 내리기에 편하다. 그리고 아래가 2단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중요한 것들을 보관하기에도 좋고, 세차용품 같은 것들을 수납해놓아도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상단은 얕고 여러 칸으로 나뉘어 있어 간단한 용품들만 보관이 가능하지만, 하단에는 칸이 꽤 깊고 커서 부피가 큰 것들을 보관해둘 수도 있다.


적어도 자동차에 있어서 디자인은 보기에도 좋아야 하지만, 실용적이면서 편해야 한다. 운전자가 혹은 탑승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서 시각적으로, 감성적으로 만족감이 높아야 우수한 디자인이라는 의미다. 값싼 플라스틱도 꽤 고급스럽게 표현했고, 그런 의미에 있어서 코나는 꽤 훌륭한 편에 속한다. 다만 1.6 디젤 풀옵션 기준으로 3천만 원 정도의 가격을 주고 구입한 입장에서는 마감재나 소재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게 적지 않았는데, 2천만 원대 초중반의 모던 트림을 구입한다면 소재에 대한 아쉬움은 비교적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