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코나 롱텀시승기 일곱번째, 적재 및 수납공간 편. SUV를 구입하는 기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실용성 때문이다. 같은 가격이면 한 체급 더 높은 세단을 구입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SUV의 장점을 고려해 한 체급을 낮추고도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차량을 구입한다. 그렇다면 코나의 실용성은 어느 정도였을까? 생활 속에서 경험해본 코나의 실용성에 대해 살펴본다.
소형 SUV이므로 기본적인 트렁크 적재공간의 용량이 넓지는 않다. 그렇지만 코나는 그런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경쟁 모델인 티볼리의 트렁크 423리터보다도 60리터 이상 작은 360리터다. 한눈에 보더라도 i30와 비슷한 크기다. 그래도 경쟁 모델이나 i30보다 나은 점이라면 트렁크가 열리는 개구부가 넓고, 트렁크 높이도 적절해서 짐을 싣고 내리기에 편리하다.
트렁크 자체가 좁은 데다 커버까지 씌워지니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접이식 카트를 집어넣으면, 박스를 더 싣거나 다른 걸 함께 싣기가 힘들다. 굳이 함께 넣으려 한다면 여행용 가방 정도는 들어갈 것 같다. 또 뒷좌석을 접지 않아도 미니벨로 1대 정도는 적재가 가능하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면 보통 박스 한두 개 정도 되는데, 박스 두 개 정도를 적재하기에는 크기가 적합하다. 그러나 박스가 하나라도 더 있다면 뒷좌석을 접어서 적재해야 하고, 장을 보기 위해 싣고 왔던 카트도 함께 뒷좌석을 접어 적재해야 한다. 가끔 장을 많이 볼 때는 뒷좌석을 접는 자체도 불편할 때가 있는데, 소형 SUV 특성상 이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세단을 타다가 작은 SUV라도 타니 확실히 좋은 점은 취미생활을 즐길 때다. 취미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자전거 도로에서 타려면 차에 싣고 가야 한다. 세단은 뒷좌석을 접어도 적재하면서부터 힘을 다 뺐는데, 코나는 바퀴를 분리할 필요도 없이 그냥 집어넣으면 된다. 다만 투싼이 자전거를 온전히 적재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코나에 자전거를 적재할 때는 앞바퀴를 살짝 꺾어줘야 한다.
미니벨로도 적재해봤는데, 눕혀서 적재하면 2대 이상 싣기는 힘들다. 실내에서 천장이 높기 때문에 자전거를 세워서 적재할 경우에는 3~4대도 적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긴 하는데, 그러면 사람이 탑승할 수 없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2열 시트가 푸조 2008처럼 더 완전히 평평하게 접히는 풀플랫이면 좋겠는데, 코나는 뒷좌석을 접어도 완전히 평평해지지 않는다. 이는 다른 국산 소형 SUV들도 마찬가지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많은 짐을 적재하기엔 불편한 게 사실이다. 또 트렁크 측면이 플라스틱으로만 마감되어 적재물이나 차량 모두 손상되기 쉽다.
장점은 트렁크 바닥으로 고정시킬 수 있는 그물이 있어 작은 짐이 움직이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트렁크 하단을 2단계로 나눠 실용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세차용품이나 걸래, 비상용 삼각대 등을 보관 중인데, 2단으로 구성된 덕분에 비상금을 숨기기에도 좋아 보인다.
SUV라고 하면 수납공간이 많은 것도 강점인데, 코나에서는 예외다. 수납성은 상급 SUV에 비하면 꽝이다. i30와 비슷한 실내 디자인을 유지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도어나 콘솔박스가 작다. 특히 도어의 수납공간이 애매모호한 탓에 크게 쓸모가 없다. 수납공간이 애매해진 이유 중 하나는 스피커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뒤로 더 공간을 만들려면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이 부분에는 500ml짜리 음료수 병까지만 들어가고 더 큰 건 보관할 수가 없다.
소형 SUV의 특성이나 적재공간은 애초에 충분히 고려해서 구입했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고,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실내에서의 수납성은 경쟁 모델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