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S클래스가 1월 각각 3,776대, 646대가 판매되며, 제네시스 G80과 EQ900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국내 고급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해외도 아닌 제네시스 브랜드의 본진인 국내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제네시스를 눌렀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내수 시장에서 G80 3,569대, EQ900 626대로 총 4,195대를 판매했다. G80의 판매량은 전녀동월대비 56.9%로 크게 증가했지만, EQ900의 판매량은 626대로 71%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가격경쟁력을 높인 E 200까지 투입하며, E 200 1,048대, E 300 780대, E 300 4매틱 626대를 판매했고, 디젤 모델인 E 220 d도 1,263대나 팔아 치우면서 1월 한 달간 E클래스만 무려 3,776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S클래스 역시도 S 500 4매틱이 184대, S 350 d 4매틱이 166대 등으로 총 645대가 판매돼 EQ900을 앞섰다.
E클래스와 S클래스가 제네시스 G80과 EQ900을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수도 없이 많겠지만, 크게 네 가지만 꼽자면 일단 다양한 라인업 덕분이다. E클래스는 E 200, E 300, E 400, E 220 d 등 다양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고, S클래스도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성향이나 주행특성 등을 고려해 구입할 수 있도록 디젤과 가솔린, 고성능 라인업을 모두 갖추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요층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소비자들보다 다소 젊은 편이다. 젊은 소비자들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면서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데, 그게 국산차보다는 수입차로 집중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또 특히 수입차로 집중되는 이유는 국내 특유의 과시문화까지 더해져 이왕이면 브랜드 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맞물렸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E클래스의 경우에는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 등으로 디자인을 달리해서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모두 만족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G80은 G80 스포츠를 선택해야만 디자인이 달라지기 때문에 디자인 선택에 있어서 E 클래스보다는 선택의 폭이 좁다.
당연히 가성비도 한몫했다. 엔트리 모델을 기준으로하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량들이 메르세데스-벤츠보다 모두 저렴하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들은 중간 이상급 트림을 구입하는데, 중간 혹은 상위트림의 가격을 보면 결코 저렴한 수준이 아니고, E클래스나 S클래스와 겹치게 된다. 가격이 비슷하면 당연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는데, 브랜드 가치나 주행감성 등에서 제네시스가 특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기도 어렵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26% 증가한 6,848대를 판매했고, 수입차 시장의 점유율은 무려 41%를 차지했다. 또한 2위인 BMW는 2,415대, 3위인 포드는 1,023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