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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모아 보는 자동차 테마

쉐보레 스파크 vs 기아 모닝,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인가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지난해 8월 출시된 쉐보레의 스파크가 7년 8개월 만에 국내 경차시장에서 기아 모닝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스파크는 불과 한달 만에 모닝이 함께 끼워 판매한 김치냉장고에 밀리며, 경차 시장에서 2위로 밀려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스파크가 모닝에 모닝에 밀린 이유는 경차가 가격에 워낙 민감한 차종인데다, 김치냉장고라는 사은품도 무시할 수 없는 파격적인 혜택이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스파크가 과연 모닝에 비교해서 정말 비싼 게 사실인지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싸다면 얼마나 비싸고, 어떤 근거로 비싼 것인지 살펴봤다.

 

   

모닝 스마트 VS 스파크 LS

모닝의 기본트림 스마트는 955만 원부터 스파크의 LS는 1,036만원부터 시작한다. 모닝의 가격은 1,000만 원 미만이라는 매력적인 가격대부터 시작하지만, 스파크는 경차시장의 상징적인 가격과도 같은 1,000만 원을 넘어선다. 단순히 가격만 보면, 스파크는 모닝대비 81만 원이나 비싸다. 

 

그러나 스파크는 14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 장착되고, 운전석 원터치 업다운 파워인도우, 리모컨 키,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 로드리미터(앞좌석), 속도감응형 도어 자동잠금장치, 리어 와이퍼 등 6가지 항목이 모닝을 앞선다. 반면, 모닝은 스파크보다 스피커의 개수가 2개 더 많고, 뒷좌석에 3개의 헤드레스트가 준비되어있다는 점 외에 앞서는 사양은 없다. 

 

   

모닝 디럭스 VS 스파크LT

스파크의 중간급 주력트림인 LT 플러스는 1,209만 원에 책정되어있고, 모닝의 주력트림인 디럭스는 1,115만 원으로 가격차이가 94만 원으로 더 벌어진다. 

 


모닝이 스파크보다 더 나은 사양은 운전석 무릎 에어백 밖에 없다. 하지만 스파크가 모닝대비 앞서는 사양은 LED 방향지시등과 열선 기능이 내장돼 있는 사이드미러, 블루투스, 6스피커, 운전석 암레스트, LED보조제동등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LED 보조제동등과 같은 일부 품목은 소형, 준중형의 사양을 넘어서기도 한다.

 

   

모닝 럭셔리 VS 스파크LTZ

모닝의 고급트림 럭셔리는 1,190만 원인 반면, 스파크의 LTZ트림은 1,308만 원으로 118만 원의 가격차이가 100만 원 이상 벌어진다. 경차에서 이 정도 가격차이면 상당한 수준이어서 모닝의 가성비가 좋아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양을 비교해보면 스파크가 월등히 앞선다.  

 

스파크의 고급트림에는 모닝에서 선택할 수도 없는 전방충돌경고, 사각지대경고, 차선이탈경고 등의 첨단사양을 모두 기본사양으로 탑재했다. 여기에 모닝의 14인치보다 큰 15인치 휠을 장착하고, 내비게이션과 애플카플레이 기능이 포함된 마이링크, 크루즈 컨트롤을 모두 기본화 했다.  

  

 

트림vs트림 아닌, 옵션vs옵션으로 비교해야

비교결과 사양을 고려하면, 단순히 트림 대 트림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사양 대 사양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즉, 스파크의 기본트림은 모닝의 중간트림의 사양과 비슷하고, 스파크의 중간트림은 모닝의 고급트림 사양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렇게 사양 대 사양으로 비교를 하면, 스파크가 더 저렴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경차의 취약한 안전 수준, 옛말?

단순히 몇 가지의 옵션만 좋은 게 아니다. 스파크는 경차 최초로 차체의 71.7%에 이르는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게다가 차체 중량의 최대 4.2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루프강성을 확보했고, 동급 최초로 사이드 에어백까지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과거에는 “경차는 위험해서 안 된다”라는 인식도 짙었지만, 적어도 스파크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말이 돼버렸다.



물론 모닝이 더 나은 구석도 있다. 모닝은 무릎에어백까지 지원해 스파크보다 1개 더 많은 7개의 에어백이 탑재했다. 또한 전, 후륜 모두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하며, 경사로 밀림방지장치와 차세대 차체 자세 제어장치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경차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성능

경차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경차도 재밌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 때문에 스파크는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헤드를 채택해 무게를 줄인 1리터 SGE 에코텍 엔진과 C-테크 무단변속기를 장착해 연비와 성능 모두를 잡았다. 엔진성능은 비교가 의미 없을 정도로 서로 매우 비슷하지만, 공차중량은 스파크가 35kg 더 가볍다. 즉 스파크는 단순히 수치에서만이 아니라, 주행감성도 충분히 고려한 셈이다. 

 

   

재미 추구하다 연비 포기?

중요한 연비는 모닝이 자동 4단 변속기 기준으로 15.2km/l를 기록해서 스파크보다 0.9km나 앞선다. 그러나 이 연비에는 모닝이 구연비, 스파크는 신연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함정이 있다. 스파크도 모닝과 동일한 구연비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4.8km/l~15.7km/l로 상향조정 되기 때문에 스파크의 연비가 더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스파크가 더 싸고, 합리적이다.

막상 비교해보니 스파크는 사양 대 사양으로 비교하면, 오히려 저렴했고, 연비도 전혀 뒤쳐지는 게 아니었다. 안전에 대해서는 논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앞선다. 그런데 사실과 다르게 모닝이 더 싸고 좋은 차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두 차량을 이렇게 비교해보고 나니, 한국지엠은 최근 이슈인 LG전자의 ‘겸손마케팅’을 따르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했으면, 우리 차 잘 만들었다.”라고 자랑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다. 한국지엠도 이제는 잘 만들었으면, 잘 만들었다고 자랑해도 괜찮지 않을까?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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