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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자꾸만 기아차 그릴을 베끼는 이유는?

[오토트리뷴=뉴스팀] BMW가 최근 기아차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비슷한 디자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디자인은 물론이고,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논란까지 발생하고 있다. 



논란은 올해 상반기 공개된 iX3 콘셉트 티저 영상에서부터 시작됐다. iX3는 BMW가 2020년 출시할 전기차다. 현재 판매 중인 i3보다는 큰 SUV 형태이면서 X3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순수 전기차다. BMW가 출시할 순수 전기차로는 두 번째 모델이 될 예정이며, 실용성이나 주행성능 모두 i3에 비해 월등히 향상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은 순식간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바로 BMW의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 때문이다. 새로운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이라고 할 수 없었다. 보고도 믿기지 않았을 정도로 기아차의 타이거 노즈 그릴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BMW 팬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니야”. “이건 그냥 기아차 그릴이잖아?”라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사실 BMW가 키드니 그릴을 이렇게 바짝 붙이고, 기아차의 타이거 노즈 그릴처럼 바꾸려고 했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i 비전 다이내믹스 콘셉트카에서도 키드니 그릴의 중앙 부분이 뚫려 연결되었다. 그나마 기아차 그릴과 달리 가로폭보다는 세로폭이 더 넓어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말 BMW가 기아차를 베낀 건 아니다. 기아차가 먼저 BMW를 베껴 BMW와 디자인의 경계를 흐려 놨다. 처음 기아차의 타이거 노즈 그릴이 적용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BMW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종종 나왔었다. 



또한 BMW의 1970년대 그릴 디자인을 보면 그릴이 붙어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상하로 긴 모습을 보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로로 넓어지고, 좌우로 떨어지게 됐다. 이런 디자인은 2014년 i8에서 정점을 찍었다가 이제는 다시 합쳐지고 있다. 그릴 디자인이 다시 합쳐지는 이유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전기차로 넘어가면서는 브랜드의 ‘상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디자인으로 회귀하다 보니 각종 논란을 낳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가 정말 iX3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티저 영상처럼 공개한다면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지만, BMW가 기아차를 베낀 건 사실이 아니었다.


news@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