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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디젤 포기하고, 수소차에 올인한 진짜 이유는?

[오토트리뷴(용인)=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최근 그랜저와 맥스크루즈 등 일부 디젤모델을 단종했다. 하지만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와 같은 친환경차 개발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각국의 규제 때문이다. 친환경차를 개발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고, 오히려 벌금만 더 많이 내야 해서 친환경차 개발을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럽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계획은 2020년까지 차종당 95g/km을 맞춰야 하고, 2050년까지 10g/km 이하로 맞춰야 한다. 현대차가 판매 중인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88g/km, 아이오닉은 78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발생시키는 만큼 10g/km이라는 수치는 사실상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가 아니라면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만약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유럽에서는 1g/km당 벌금이 25 유로, 미국에서는 14 달러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2015년 기술로 2020년에 그대로 신차를 판매하면, 현대차의 최근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약 8조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해서 순이익보다 벌금이 훨씬 더 많다.



이미 세계 각국은 친환경차 판매를 권장하고 있고, 일정 비율을 제조사가 지키지 못하면 벌금을 물리고 있다. 아우디가 최근 A3를 할인해서 판매하는 것도 국내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미국 캘리포니아나 뉴욕, 오레곤 등 10개 주를 비롯해 중국에서도 2019년까지 각 제조사들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10%까지 맞춰야 한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EU 대기질 지침에 따라 2018년 6월부터 각 지자체에서 대기질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디젤차 진입금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량의 판매를 중단하고,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이후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2030년 이후에는 국내에서 디젤 승용차를 신차로 판매할 수 없다.


이에 제조사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2019년부터 모든 차종에 전기모터를 장착할 계획이고, 폭브사겐은 2025년까지 80종 이상의 친환경차 출시를 판매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2050년까지 가솔린차 판매 중단에 도전한다고 밝혔으며, 현대차도 2025년까지 38종의 친환경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현대차가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차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차가 궁극적으로 더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 자체에서도 친환경적으로 가능하고, 수소연료전지차는 미세먼지도 99.9%까지 정화할 수 있다. 특히 수소는 배터리보다 보관이 쉽고, 유통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충전도 빠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는 전기차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는 주행거리를 늘릴수록 배터리가 많아져야 해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차는 배터리는 그대로 두고, 수소탱크만 추가적으로 늘리면 되기 때문에 주행거리를 늘려도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 상용차에서는 이미 주행거리가 100km를 넘기면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차가 더 저렴한 구조다. 앞으로는 자동차를 넘어 기차나 선박도 화석연료 사용이 제한되고, 2035년까지 선박도 연료의 70% 정도를 수소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매우 크다.



수소연료전지차는 특이하게도 차량 자체가 하나의 발전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수소연료전지차로 전기를 생산해 외부로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이미 이를 활용해 현대차 동호회인 현대모터클럽(HMC)에서는 소외지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로 전력을 생산해 영화를 시청할 수 있도록 무빙시어터라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내연기관 차량이라면 매연 때문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수소연료전지차를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기차는 겨울에 히터를 작동시키려면 배터리 소모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차는 65도의 폐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겨울에도 어느 정도의 온기를 연료 소모 없이 활용할 수 있고, PTC 히터를 보조로 사용해서 전기차 대비 에너지 효율이 높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탱크를 장착해서 불안하다는 의견이 있다. 수소탱크에 수소를 가득 채워서 충돌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폭발하면 대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한 테스트 환경을 조성해 충돌테스트를 하고 있고, 총으로 연료 탱크를 수차례 쏴도 터지지 않을 정도로 수소탱크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충돌로 인해 에어백이 전개될 경우에는 수소탱크가 3.5초 내에 연료전지와 분리되어 전기 감전과 같은 2차 사고도 예방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제조사는 현대, 토요타, 혼다, 다임러 정도뿐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특성상 전기차처럼 갑자기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제조사들은 서로 제휴를 맺어 기술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제휴를 해서 기술을 공유하지 않으면, 당장 규제에 막혀 신차를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어서다. 현대차도 최근 아우디와 특허 및 주요 부품 공유, 수소연료전지차의 표준화 경쟁을 주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수소연료전지차 넥소 동호회 회원들은 이날 현대차에 넥소 개발에 감사하다는 뜻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