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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장 폐쇄한 한국지엠, 판매량보다 신뢰 회복에 총력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아니면 모르쇠로 일관하고 싶었던 일이 현실로 벌어진 것이었을까. 올해 초 한국지엠이 22년 만에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고, 5월 31일 폐쇄가 완료됐다. 경영진에서 폐쇄 결정을 내리고, 군산공장의 실제 폐쇄까지는 약 4개월에 불과했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노사는 서로 비난하며 국민들을 실망시켰고, 그러는 사이 1,200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회사를 떠났다. 급기야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가 아닌 한국시장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하게 돌아갔고, 소비자들도 한국지엠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실망감들은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만 대 이상을 유지하던 판매량이 맥없이 고꾸라지며, 전년 대비 올해 누적 판매량이 38.3%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7월 판매량은 1만 801대였지만, 지난 7월 판매량은 9천 여대로 여전히 16.7%나 낮은 상황이다. 그나마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회복한 수치가 이렇다.


그래도 이제는 상반기의 복잡한 일들을 털어내고, 소비자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모터쇼 전야제와 컨퍼런스를 통해 쉐보레는 앞으로 SUV 제품 라인업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지엠의 카허 카젬 사장은 “5년간 15종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지금껏 쉐보레가 국내시장에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면모로 고객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며, “차기 국내 생산 모델은 물론, SUV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본토에서 성능과 가치가 확인된 유수의 글로벌 SUV의 국내 시장 출시를 기대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7월부터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쉐보레 차량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쉐보레 앰버서더를 시작했다. 쉐보레 오너와 일반인들을 포함해 총 200명을 선정해 2개월간 차량을 제공하는 대규모 캠페인이다. 이달까지 이어지는 이 캠페인에는 총 100대의 차량이 투입되고, 이쿼녹스, 볼트EV, 카마로,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 거의 대부분의 차종들이 투입됐다. 이 캠페인은 단순히 차량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하는 포토데이, 양양 서피비치에서 열리는 서핑데이, 쉐보레 차량의 퍼포먼스를 체험하는 트랙데이, 중미산 천문대에서 천체 관측을 하는 스타나잇데이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부터 8월 18일까지는 대리점 방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매달도 아니고, 매일 100일 동안 스파크를 1대씩 경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당첨자들은 단순히 차량만 받은 것이 아니고, 부산모터쇼와 쉐보레 이벤트에 함께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8월 15일부터 9월 21일까지는 ‘제 5회 쉐보레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참가 접수를 진행해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추석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에는 대규모 시승 프로모션을 단행한다. 1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9월 21일부터 10월 1일까지 10박 11일간, 이쿼녹스부터 카마로, 볼트 EV 등의 차량을 타볼 수 있다. 당연히 시승으로만 끝나지 않고, 추첨을 통해서 LG 트롬 세탁 건조기, 휴테크 안마의자, 신세계 상품권 등도 제공한다.



다양한 프로모션이나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당연히 이득이다. 차량이나 브랜드의 철학을 경험해볼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그렇지만 신뢰 회복에 가격 조정만큼이나 확실한 건 없다. 그래서일까. 할인에도 적극적이다. 말리부나 트랙스는 조건 없이 누구나 100만 원 이상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스파크, 카마로, 임팔라 등도 할인을 제공한다. 특히 크루즈는 450만 원 정도의 역대급 할인을 했고, 8월에는 BMW를 비롯한 수입차 오너들을 대상으로 말리부와 이쿼녹스에 50만 원씩 추가 할인도 제공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군산공장 폐쇄를 겪으며, 한국지엠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많았다. 아직도 기존에 비해서는 판매량이 썩 좋지는 않고, 따가운 비판도 여전하다. 하지만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판매량까지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