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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격 공개된 싼타페, 한국보다 더 비싼가?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3월 뉴욕국제오토쇼를 통해 미국 시장에 처음 공개된 신형 싼타페(4세대, TM)의 미국 판매 가격을 공개했다. 기존 모델(3세대, DM) 대비 기본가격이 62만 원 인상됐고, 국내 판매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된다.




미국은 디젤보다 가솔린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시장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2.0 디젤이나 2.2 디젤은 없고, 2.4 가솔린과 2.0 가솔린 터보 두 가지 엔진으로만 판매된다. 2.4 가솔린 모델은 국내에서 2.0 디젤처럼 주력 모델로 설정했고, 2.0 가솔린 터보는 고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됐다. 쉽게 말해 국내에서 2.0 디젤은 주력, 2.2 디젤은 고급으로 구분해 놓은 것과 같다. 때문에 2.4 가솔린은 5개의 트림으로 세분화되었고, 2.0 가솔린 터보는 두 개의 트림으로만 운영된다.



파워트레인부터 환경이나 세금이 달라서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에서 싼타페를 구입할 때 얼마나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지 대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미국에서의 주력 모델인 2.4 가솔린과 국내에서의 주력 모델인 2.0 디젤의 가격을 비교해봤다.



미국에서 5개의 트림으로 판매되는 2.4 가솔린 모델은 2,855만 원에서 시작한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2.0 디젤에 비해 40만 원 낮게 설정된 셈이다. 중간 트림들은 가격대가 비슷하고, 최고급 트림인 2.4 가솔린 울티메이트는 3,964만 원으로 2.0 디젤 인스퍼레이션보다 44만 원 정도가 더 비싸다. 2.4 가솔린 엔진보다 2.0 디젤 엔진의 가격이 오히려 더 비싸기도 하기 때문에 미국 가격이 국내와 비교해서 조금 더 비싸다.



또 2.0 가솔린 터보는 미국에서 고급 트림으로만 운영된다. 국내에서는 기본 트림을 2,815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3,830만 원을 지불해야 해서 진입 장벽이 높다. 또 울티메이트의 경우 4,346만 원에 달하고, 사륜구동까지 더하면 190만 원이 추가되기 때문에 차량 가격이 4,500만 원을 넘어선다.



미국 기준으로 3세대와 비교해서도 최대 179만 원 정도가 인상됐고, 미국은 세계에서 자동차가 가장 저렴한 나라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국내와 비슷하게 책정됐다. 그 이유는 전 트림에 탑재된 현대 스마트 센스가 가장 크다. 또 미국 사양에는 국내에서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편의사양들이 기본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파워트레인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사실상 불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력 트림을 위주로 비교해봤는데, 표면상으로는 미국과 한국의 싼타페 가격이 비슷해졌다. 트림을 세분화해봐도 내수형의 가성비가 좋은 경우도 있고, 반대로 북미형의 가성비가 좋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국내와는 달리 딜러들이 자체적으로 할인 판매를 하는 경우도 많아서 국내보다 미국 소비자들이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미국은 전 세계에서 차량 가격이 가장 저렴한 국가라는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이 역차별 받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표면적인 가격 차이는 사실상 없고, 실질적인 차이도 줄여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비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