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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카본으로 존재감 어필, 현대 벨로스터 N 시승기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현대 벨로스터 N을 다시 한번 시승했다. 오토트리뷴은 벨로스터 N 출시 직후 일반 시승과 서킷 시승까지 끝마쳐 벨로스터 N의 한계 성능을 직접 확인했었다. 이번에 시승한 벨로스터 N은 기존 모델과 성능이 똑같다. 그러나 카본과 알칸타라 등 고급 소재를 적용해 멋을 부렸다.

 


국산차 중 카본이 가장 많은 외관

전면부터 카본이 존재감을 뽐낸다. 기존 모델은 범퍼 하단부에 적용된 프론트립이 차체 색상과 동일했지만, 시승차는 카본 언더라인 패키지가 적용돼 카본으로 무게감을 더했다. 공기흡입구 역시 카본이 적용돼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변화가 큰 편이다. 사이드미러 역시 카본이 적용된다. 

 


N 모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스포일러는 카본을 입으면서 한층 더 과격해졌다. 기존 스포일러가 단정한 느낌이었다면 카본 스포일러는 베일 듯한 날카로움을 자랑한다. 범퍼 하단부는 카본 디퓨저로 마무리했다. 벨로스터의 차체가 작은 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차량 곳곳 적용된 카본의 적용 범위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부드러운 알칸타라로 마무리, 실내

외부는 카본이 반겼다면, 실내는 알칸타라가 반겨준다. 특히 벨로스터 N은 플라스틱 내장재가 주를 이루는 차량이기 때문에 알칸타라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은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알칸타라가 스티어링 휠 전체를 감싸고 있다. 다만, 알칸타라답게 내구성은 좋은 편이 아니기에 거슬리는 소비자들도 더러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어봉은 부츠 부분뿐만 아니라 손잡이에도 알칸타라가 적용됐고, 사이드 브레이크와 센터 콘솔까지 꽤 넓은 범위에 알칸타라가 쓰였다. 메탈 도어스커프와 매트는 패키지로 묶여 있는데, 차라리 따로 분리되는 사양으로 제공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메탈 도어스커프는 만족도가 높았지만, 매트는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더 멋있어진(?) 파워트레인

파워트레인은 엔진을 비롯한 구동계의 총칭으로 멋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N 퍼포먼스 파츠를 두른 벨로스터 N은 시각적인 만족도가 높아졌다. 엔진 옆에 자리 잡은 인테이크 킷은 튜닝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원형 구조를 취하고 있다. 커버 사이로 살짝 비치는 인테이크 킷은 돈 들인 티(?)를 제대로 낸다. 또한, 순정 대비 더욱 높은 공기 흡입량을 갖췄다. 특히 2,000RPM 이상에서부터 들리기 시작하는 바람 소리는 청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했다.

 


브레이크와 19인치 경량휠 역시 마찬가지다. 직접 운전하기 전에 큰 부피로 인해 시각적인 만족감이 크다. 적용된 19인치 경량휠은 스포크가 곧게 뻗어 있어 한층 크기가 더 커 보인다. 무게도 13kg으로 기존 19인치 대비 약 2.1kg 가볍다.


브레이크는 거대하다. 브레이크 성능은 흔히 말해 밟으면 멈추는 스타일은 아니고, 한계점이 기존 보다 높아 꾸준한 성능을 발휘하는 느낌이다. 다만, 부피가 큰 만큼 휠을 교체할 생각이 있는 소비자라면 고민을 한 번 더 해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브레이크가 큰 탓에 휠을 교체할 때 제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성능은 역시나 N

벨로스터 N을 약 2년 만에 다시 탔다. 그동안 제법 다양하면서도 고성능 차량을 많이 시승했기 때문에 국산 차량 중에서만 펀카라고 생각했지만, N은 역시나 N 이었다. 에코 모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드에서 발동하는 레브 매칭은 빠른 변속을 도우면서 박진감 넘치는 운전을 가능케 했고, 높은 RPM에서 터지는 팝콘 소리는 귀를 즐겁게 했다.


N 모드에서 딱딱해지는 서스펜션은 주행의 안정감을 더한다. 그러나 너무 딱딱한 탓에 일반 도로에서는 불쾌감이 크다. 조수석에 탑승자라도 있다면, N 모드는 부담스러울 정도다. 일반 도로에서는 커스텀 모드를 사용해 감쇄력을 한 단계만 낮추면 탑승자도 이해할 만한 승차감을 선보인다. 오랜만에 탔지만, 현대차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승차감을 바꿀 수 있는 서스펜션을 만들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벨로스터 N의 캐치프라이스는 “모터스포츠의 두근거림을 일상으로”다. 275마력의 최고출력은 고성능 차량과 비교하면 그다지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각 모드별 성격이 뚜렷한 벨로스터 N과 수동 변속기가 만나 찰떡같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카본과 알칸타라, 대용량 브레이크와 경량 휠 등 다양한 옵션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라는 말처럼,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kyj@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