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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모아 보는 자동차 테마

신차 추가로 다양해지는 국산 SUV, 승용 모델보다 많아지나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국내 제조사들이 신모델 추가와 파워트레인 변화로 SUV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면, 판매량이 떨어지는 승용 라인업은 단순하게 정리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로 일부 제조사의 경우 SUV 모델 라인업이 승용 모델만큼 다양하게 구성된다.

 

 

현대자동차
소형차부터 대형차, 해치백과 왜건까지 9종의 승용 라인업을 보유했던 현대차는 점차 승용 모델을 축소하고 있다. 판매 부진을 겪은 아슬란은 이미 2018년 초 자취를 감췄고, 소형 승용 모델 엑센트는 소형 SUV 베뉴로 교체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같은 대표적인 볼륨 모델과 벨로스터와 i30, 아이오닉처럼 특화된 모델로 승용 라인업을 꾸려나가게 된다.

 

현대차는 2018 SUV 부문에서 59.2%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코나와 투싼, 싼타페가 각 체급별 SUV 판매량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해 국내 시장에서 최강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연말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올해 누적 판매량이 벌써 1 8천 대를 돌파해 대형 SUV 시장마저 현대차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출처 : Carscoops)

 

이미 소형부터 대형까지 SUV 시장을 휘어잡은 현대차는 신모델 베뉴를 투입해 점유율을 높이려 한다. 갈수록 부진한 소형 승용 시장의 수요를 소형 SUV로 끌어내 시장 규모도 확대할 복안이다. 특히,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8년을 기점으로 15만 대를 넘어서 중형 SUV 다음으로 큰 규모를 이룬 만큼, 소형 SUV 베뉴의 활약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아자동차
기아차는 승용 라인업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출시된 신형 K3는 전년 대비 58% 증가한 4 4,514대가 판매됐고, 기함 모델 K9은 동기 대비 무려 7.6배나 늘어난 1 1,843대를 기록했다.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한 K5 역시 27% 성장하는 등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다. 기아차는 7종으로 구성된 기존 승용 라인업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반면, 국내 제조사 가운데 가장 다양하게 구비된 SUV 부문에선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소형 SUV 스토닉을 제외한 전 모델의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올해 출시한 쏘울과 니로 신모델은 극적인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모델이기 때문에, 1분기 SUV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기아차는 SUV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소형 SUV 신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SP 시그니처는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와 본격 대결할 소형 SUV로 고급 사양과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할 계획이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대형 SUV 부문에도 모하비 부분 변경 모델 투입을 준비 중이다. 기존 모델과 확연히 달라진 디자인과 편의 사양으로 대형 SUV 시장에서 인기를 되찾으려 한다. 신모델이 추가되면 기아차 SUV는 승용 모델과 동일한 7개로 라인업이 구축된다.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SUV MPV 모델로만 라인업이 구성된 제조사다. 대형 세단 체어맨 단종 이후, SUV에 집중한 전략이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결실을 맺고 있다. 2018년은 15년 만에 업계 3위의 자리를 차지했고, 9년 연속 내수 판매 성장세도 이뤘다.

 

올해 들어서는 렉스턴 스포츠 칸과 신형 코란도를 출시해 판매량 증가에 힘쓰고 있다. 1분기 누적 판매량 1 1,804대를 기록한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 라인업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롱바디 모델인 칸은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해 판매량 증가에 힘을 더했다. 준중형 SUV 부문에서 존재감이 없다시피한 코란도 역시 최신 기술로 무장한 신모델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의 부분 변경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9,391대가 판매돼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모델인 만큼, 상품성이 강화된 신모델의 등장이 소형 SUV 시장에서 얼마나 점유율을 가져오게 될지 주목이 집중된다. 장기적으로 쌍용차는 친환경 모델 라인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및 순수 전기차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한국지엠
판매 부진을 겪는 한국지엠은 가장 적극적으로 라인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소형 승용 모델 아베오의 단종으로 쉐보레 브랜드의 승용 라인업은 전기차를 포함해 단 6종으로 구성된다. 판매량을 책임지고 있는 스파크와 말리부, 그리고 전기차 보조금으로 어느 정도 판매량이 보장된 순수 전기차 볼트를 제외하면 앞으로 승용 라인업이 더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지엠은 올해 SUV 라인업 강화를 주 목표로 삼는다. 현재 트랙스와 이쿼녹스로만 구성된 빈약한 라인업에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더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입증된 모델을 투입하는 만큼 흥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배기량 가솔린 파워트레인과 기대보다 늦은 출시로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모터쇼에서 등장한 풀사이즈 SUV 타호의 경우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조만간 국내 출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여지도 남겼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은 노조와의 불협화음, 국내 시장 부진, 수출 물량 배정의 불확실성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기존 모델 노후화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르노삼성은 SM7 SM6 LPG 일반 판매 모델을 발 빠르게 출시해 LPG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조기에 끌어모으고 있다. 한편, 기존 승용 모델들은 판매 가격 조정으로 가성비를 높이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중이다.

 

QM3 QM6 두 개 모델로 구성된 SUV 라인업은 희비가 교차한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매월 1천 대 이상 판매된 QM3는 올해 상반기에는 300대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판매 실적이 줄었다. 국내 소형 SUV 시장 확대를 주도한 모델로 평가받았지만, 거센 경쟁에서 밀려난지 오래다. 반면, 가솔린 중형 SUV라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QM6는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할 정도로 인기가 상승 중이다.

 

 

르노삼성은 QM6 라인업에 LPG 모델을 추가해 국내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QM6는 판매량의 80%가량을 가솔린 모델이 차지할 정도로 다른 경쟁 모델과 차별화됐기 때문에, 연료비 면에서 경쟁력 있는 LPG 모델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kjh@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