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2019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2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가 3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차와 쌍용차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4% 성장한 것과 달리, 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은 판매량이 줄어 희비가 엇갈린다. 국내 제조사가 지난 연말 이후 출시한 완전 변경 및 부분 변경 모델들의 판매량 추이는 다음과 같다.
한국지엠 말리부 F/L
중형 세단 말리부 부분 변경 모델은 작년 12월부터 판매가 본격화됐다.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북미형 모델과 동일한 외관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내수 차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한 모델이다. 한국지엠은 신차임에도 말리부 판매 가격을 소폭 인하하고 일부 사양을 추가해 가성비를 높이는데도 주력했다.
말리부는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이 3,3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출시 후 3개월가량 이어지는 신차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했고, 한국지엠 사태로 판매량이 추락한 작년보다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월평균 판매량은 1,124 대에 불과해 국산 중형 세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낮다. 한국지엠은 판매량 회복을 위해 말리부에 강력한 할인 프로모션을 연이어 적용하는 중이다.
한국지엠 카마로 F/L
고성능 스포츠카 카마로는 신차 출시가 드문 12월에 이례적으로 등장했다. 강렬해진 외관 디자인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상당 부분 변화된 모델이다. 기존 모델의 경우 5,027만 원으로 책정돼 가성비 높은 스포츠카로 자리 잡았지만, 신형 모델은 약 400만 원가량 가격이 인상됐다.
카마로는 6.2리터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스포츠카다 보니 원래 판매량 자체가 높지 않다.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은 54대로 전년 동기보다 4대가 적게 팔렸다. 2018년도 월평균 판매량이 18대임을 감안하면 부분 변경 모델 출시에 따른 변화 폭이 미미하다.
기아 쏘울
3세대 신형 쏘울은 1월 23일 공식 출시됐다. 쏘울 특유의 박스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세련된 외관 디자인을 새롭게 적용했다. 내연기관 모델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성능이 크게 증가했으며, 순수 전기차 모델 역시 주행 가능 거리와 성능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쏘울은 판매가 본격화된 2월부터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2018년 월평균 200대에 불과하던 판매량이 2월 608대, 3월 1,166대로 올랐다. 3월 판매량 증가에는 순수 전기차 쏘울 EV의 영향도 크다. 현대 코나 EV, 기아 니로 EV와 동일한 모터와 배터리를 갖춰 주행 가능 거리가 386km로 증가한 덕분이다. 쏘울 EV의 3월 판매량은 388대로 쏘울 전체 판매량 가운데 약 33%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기아 니로 F/L
국내 유일 친환경 SUV 니로는 본래 판매량이 꾸준했던 모델이다. SUV 판매 순위 TOP 10에 거의 빼놓지 않고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니로는 경쟁 모델 대비 넉넉한 공간과 2열 탑승객을 위한 편의 장비를 두루 갖춘 것이 장점이다. 부분 변경 모델은 편의 및 안전 장비를 강화해 상품성도 높아졌다.
니로의 1분기 누적 판매량은 5,7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상승했다.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된3월은 2,771대나 판매돼 전월보다 1.5배가량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번 부분 변경 모델에는 순수 전기차인 니로 EV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로 EV는 3월 1,044대나 판매돼 니로 판매량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
쌍용 코란도
9년 만에 출시된 신형 코란도는 소형 SUV와 픽업트럭에 편중된 쌍용차 판매 비중을 확장시킬 모델로 주목받았다. SIV-2 콘셉트카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외관과 세련된 실내 디자인, 동급 최초로 적용되는 첨단 편의 사양 등을 갖춰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던 모델이다.
코란도는 1분기 누적 판매량이 2,7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9.5%나 상승했다. 2월까지 200여 대 수준에 불과했던 월간 판매량은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3월에 2,202대로 급격히 올랐다. 출시되자마자 주요 경쟁자인 스포티지를 불과 400여 대 차이로 바싹 뒤쫓을 정도로 초반 기세가 맹렬하다. 출시 후 몇 개월간 지속되는 신차효과를 고려해, 2분기부터는 코란도가 스포티지를 추월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
국산 유일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1월 롱바디 모델인 칸이 추가됐다. 적재함 공간과 적재 중량을 늘려 실용성을 높인 데다, 5링크와 리프 서스펜션 모델을 구비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레저 활동이 점차 늘어나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 성공적으로 편승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2018년 초 출시된 이후 계속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누적 판매량은1만 1,8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8%나 늘어났다. 전체 판매량에서 롱바디 모델인 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에 달한다. 렉스턴 스포츠 칸을 기반으로 한 캠핑카와 튜닝카도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아이오닉 F/L
친환경 모델 아이오닉은 1월 중순,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이전보다 완성도가 높아진 외관 디자인에 대형 디스플레이와 첨단 안전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 강화에 힘썼다. 이번 부분 변경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먼저 적용됐고, 순수 전기차의 부분 변경 모델은 추후 추가될 예정이다.
아이오닉은 부분 변경으로 상품성을 강화했지만, 판매량은 크게 줄어들었다. 1분기 누적 판매량은1,0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7%나 하락했다. 전년도 1분기에는 전기차인 아이오닉 EV가 2,921대나 판매됐지만, 올해 1분기 371대로 급감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아이오닉의 부진은 주행 가능 거리가 크게 늘어난 순수 전기차 모델들의 출시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 팰리세이드
출시 후 줄곧 화제의 중심이 된 팰리세이드는 대형 SUV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최대 8인까지 탑승할 수 있는 큰 차체에 첨단 사양을 적용하고, 기대 이상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누적 계약대수만 벌써 6만 대에 이른다. 팰리세이드가 등장한 후 국산 제조사들이 잇따라 대형 SUV 신모델 출시를 계획할 만큼 강력한 파급력을 자랑한다.
팰리세이드는 높은 인기만큼 두드러진 성적을 기록했다. 1분기 누적 판매량이 1만 8,049대에 달해SUV 부문 1위인 싼타페 다음으로 많이 판매됐다. 전체 시장이 부진했던 2월을 제외하고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 3월은 6천 대를 넘어섰다. 팰리세이드가 지금의 기세에 힘입어 국산 SUV 모델 전체 판매량 1위 자리에도 등극할 수 있을지 2분기 판매량이 주목된다.
제네시스 G90 F/L
지난 연말 출시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함 G90는 완전 변경 수준의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차세대 제네시스 디자인이 적용된 것은 물론 국내에서만 EQ900로 불리던 모델명도 G90로 변경돼 브랜드 통일성을 살렸다. 지난 2월 19일에는 5리터 엔진을 기본 장착한 리무진 모델이 추가돼 라인업이 강화됐다.
G90는 법인 시장 수요가 많은 연말에 출시됐지만, 이후에도 높은 판매량이 지속되고 있다. 1분기에는 4,721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70.2% 상승했다. 지난 3월엔 부분 변경 모델 출시 후 가장 많은 2,374대(EQ900 28대 포함)가 판매됐다.
kjh@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