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제네시스를 비롯해 혼다 등 일부 브랜드들이 올해 모터쇼에서는 모델을 많이 줄였다. 대신 차량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배치하고, 모델 대신 큐레이터를 앞세워 전문적인 설명이 가능하도록 했다.
제네시스는 신차나 콘셉트카가 없어서 볼거리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제네시스는 현대 혹은 타 브랜드와 다른 노선을 택했다. 볼거리보다는 내실에 집중한 것. 예를 들어 현대차는 각 서브브랜드의 히스토리를 체험과 텍스트로 처리하면서 큐레이터를 최소화 했다. 심지어 모델도 없다. 제네시스도 모델을 없애고, 큐레이터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사진 촬영을 하던 기자가 무엇을 찍을까 두리번거리자, G90 리무진 담당 큐레이터가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차량 설명을 시작했다. 이는 해외모터쇼에서나 경험하던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모델이 아닌 큐레이터가 먼저 다가와 설명을 시작하니 꽤나 낯설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떠한 설명을 하는지 조금 더 들어보고 싶었다.
큐레이터는 무엇이 필요한지 물으며, 차량의 파워트레인, 가격, 사양은 물론이고, 왜 어떤 이유로 관련 사양이 장착된 것인지 설명했다. 큐레이터의 능력을 엿보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나, 소재, 시트 조절 방향, 가격 등의 질문을 던져 봤는데, 의외로(?) 단순 대답이 아닌 깊이 있는 대답을 내놨다.
다음 질문으로 G90과 어떤 점이 다른 지 설명을 요청했더니 “외관에서 B필러가 추가되고, 뒷좌석 도어도 함께 290mm가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도자료처럼 정확히 “B필러는 250mm, 도어는 40mm가 늘어났다”며, 세부 수치까지 외우고 있었다.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알고 있었는데, 설명을 단순히 일로써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달돼 인상적이었다.
혼다는 이미 일찌감치 2013년부터 큐레이터를 배치했다. 이미 여러 해에 걸쳐 큐레이터의 효과를 봤고, 올해도 역시 많은 큐레이터들이 전시관을 메우고 있었다. 물론 모델도 있긴 했지만, 무대와 전시존의 위치를 구분해 차량 관람에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이외에도 많은 브랜드들이 모델보다는 큐레이터를 늘리는 추세며, 큐레이터가 없더라도 다양한 체험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와 신모델에 대한 상품성을 강조했다. 올해는 완성차 업체들이 많이 참여하지도 않았고, 세계적으로도 모터쇼 규모가 축소되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모터쇼가 앞으로도 유지되려면 단순한 ‘쑈’를 벗어나 올해처럼 관람객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을 넘어 정보까지도 충분히 가져갈 수 있는 분위기가 잡혀야 하지 않을 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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