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는 아이언맨 에디션을 마블과 합작으로 탄생된 모델이며, 콘셉트카를 양산한 모델이라는 점에 대해 강조해왔다. 레터링이나 아이언맨 마스크, 토니 스타크 로고 등 곳곳에 아이언맨 에디션만의 특징이 가득하다. 그러나 기존 코나 오너의 입장에서 보니 아이언맨 에디션이 마냥 데칼이나 레터링 정도로 장식된 차량은 아니었다.
1,700대 한정판 그리고 콘셉트카의 양산형 버전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외관에서부터 실내까지 기본 모델과 차이가 뚜렷하다. 먼저 기본 모델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무광과 레드 펄 도장이 눈길을 끈다. 이런 컬러는 외관 곳곳에 적용되어 차량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데 사용됐다. 외관에서는 온 사방에, 실내에서는 시트와 안전벨트, 에어컨 송풍구, 변속기 주변 등이 전부 레드 컬러로 칠해졌다. 레드도 그냥 값싼 레드 컬러가 아니라, 마블에서 사용하는 그 컬러 그대로가 반영됐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도 다르다. 기존에는 주간주행등이 내부 LED였는데, 아이언맨 에디션에서는 내부 LED를 방향지시등으로 사용한다. 그러면서 내부 LED를 감싸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주간주행등을 더 크고 넓게 제작했다. 물론 차량도 더 공격적이고,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 모델을 타면서도 아쉬웠던 부분인데, 비로소 아이언맨 에디션에서 완벽한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눈으로 보기엔 같지만, 램프를 켜면 야간에는 아이언맨 마스크의 숨은 디테일이 나타나는데, 마블의 센스 넘치는 쿠키 영상이 떠오른다.
램프류는 전면부에서만 바뀐 게 아니다. 후면에서도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이 바뀌었다. 일반 모델은 매우 평범한 전구를 사용하는데, 아이언맨 에디션은 전부 LED다. 디자인 자체도 훨씬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이 램프 주변으로는 다크 크롬으로 마감해서 포인트를 살리기도 했다. 이렇게 외관에서는 전부 LED를 쓰며 기대감과 만족감을 높였지만, 내부 조명이 LED가 아니라는 건 함정.
이외에도 외관에서는 도어 스팟램프도 추가되고, 휠 디자인, 범퍼 디자인도 전부 바뀌었다. 특히 후면 범퍼는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의 디자인을 정말 크게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고, 무광 바디컬러에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트에 레드 컬러의 안전벨트나 장식이 들어가고, 아이언맨 마스크와 토니 스타크 레터링이 적용된 것도 중요하다. 모두 좋다. 그러나 사진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시트의 비밀이 또 있다. 바로 천연가죽 시트. 일반 모델에서는 최고급 트림에서도 인조가죽이 적용되고, 천연가죽은 선택조차도 불가하다. 하지만 아이언맨 에디션에서는 천연가죽 시트가 사용됐고, 만져보니 당연히 질감도 더 좋다.
(좌) 일반 모델, (우) 아이언맨 에디션
계기반과 터치스크린, 헤드 업 디스플레이 등 모든 그래픽에는 아이언맨 에디션의 전용 그래픽 디자인이 적용됐다. 시동을 걸면 웰컴 화면이 뜨는데, 차가 아니라 로봇을 타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한편으로는 색다른 디자인과 그래픽이 게임방의 화려한 PC나 키보드 디자인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무난한 그래픽이 적용되어 분위기를 망치는 것보다는 백 번 낫다.
파워트레인은 1.6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kg.m을 발휘하고, 7단 DCT가 맞물린다. 기존에 타던 1.6 디젤도 시원한 가속감이 좋았는데, 아이언맨 에디션은 그보다도 훨씬 빠르다. 아이언맨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디젤보다는 당연히 가솔린이 답이지만, 차라리 EV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격은 2,945만 원이다. 액면가만 보면 소형 SUV 가격이 3천만 원이라니 비싸다는 말부터 들린다. 쏘나타 30주년 에디션처럼 가성비가 좋은 모델로 출시되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자가 최근까지 타던 1.6 디젤 풀 옵션도 3천만 원이 훌쩍 넘기 때문에 아이언맨 에디션의 상품성이 이렇게 좋아지고도 가격은 일반 모델 풀 옵션과 비슷하게 유지됐다니 기존 오너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물론 기자도 코나를 구입할 때 그랜저를 살까 잠깐 고민도 했지만, 본인의 상황에 그랜저보다는 코나가 필요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고민하지는 않았다.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도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면 윗급 모델이나 준중형 세단을 고려해보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다만 본인의 직업이 디자이너라거나, 독특한 직업이라 개성 표현을 하고 싶다거나, 마블 마니아라면 조금 더 고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만큼 특이하면서 유지보수가 편한 국산차도 흔치 않으니 말이다.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은 국내에서 1,700대만 판매하고, 전 세계 7천 대 한정판으로 물량을 제한해서 한정판 본연의 가치를 높였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한정판이기 때문에 부품 수급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보증기간을 일반 모델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원활한 부품 수급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bbongs142@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