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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모아 보는 자동차 테마

국산차 역사 보다 긴 세그먼트별 아이콘들의 역사는?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올해는 미니가 60주년이 되는 해로 60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했다. 미니는 소형차의 대표 주자로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량과 다양한 축제를 벌이며,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미니처럼 각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차종들 중 일부는 국산 자동차의 역사보다 길어, 짧지 않은 긴 역사를 갖고 있다.



BMW 미니, 1959년 출시(60년) 

1959년 BMC의 엔지니어이자 디자이너인 알렉 이시고니스에 의해 탄생한 미니는 당시 경제 상황을 반영해 탄생한 소형차다. 1956년 발발한 제2차 중동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폭등해 연료 효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그 결과물이 바로 미니다. 미니는 당시엔 획기적인 기술이 많이 반영됐다.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을 사용해 엔진의 효율성을 높였고, 이로 인해 실내공간도 널찍해 소형차지만, 4명 타기에 부족함이 없는 연비 좋은 소형차로 탄생했다.



또한 레이서인 존 쿠퍼가 직접 개조해 참가한 랠리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소형차의 대표주자이자, 고성능 소형차의 시장을 개척했다. 1994년 미니를 인수한 BMW는 2001년 미니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1세대를 출시했고, 특유의 탄탄한 주행감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소유자들 스스로 만든 다양한 모임들이 축제가 되며 아이콘으로 우뚝 솟았다. 현재는 기본형 쿠퍼뿐만 아니라 클럽맨, 컨트리맨 등 다양한 파생모델들 역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드 F시리즈, 1948년 출시(71년) 

1942년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세그먼트인 픽업트럭에 포드는 비교적 느린 1948년 처음으로 발을 들였다. 늦게 시작한 만큼 포드는 F-1 픽업트럭의 다양한 파생모델을 갖춰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2세대로 진화하며 현재 포드가 사용하는 F시리즈의 작명 방식을 따라 F100, F200 등의 이름을 사용했다. 3세대부터는 사륜구동이 추가됐으며, 1980년에 출시된 7세대 F150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차체를 갖기 시작했다.



13세대로 진화를 거듭한 현재의 F150은 연비 측면에서 큰 변화를 이뤘다. 기존 강철 차체의 대부분을 알루미늄으로 교체하며 약 340kg의 무게를 감량했고 10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했다. 또한 동급의 픽업트럭 중 유일하게 IIHS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별 5개를 받으며 안전성까지 입증했다. 또한 기본형부터 고성능에 이르는 랩터 시리즈까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다양한 모델을 판매 중이며, 그 결과 포드 전체 매출의 반을 F150 차지해 머스탱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활약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1953년 출시(66년) 

현재 모든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S클래스는 1953년 첫 출시됐다. 처음엔 S클래스라는 이름 대신 W180과 같은 코드명으로 불렸으나, 1972년 출시된 4세대 모델부터 S클래스라는 이름이 사용됐다. S클래스는 플래그십 모델답게 다양한 안전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왔는데, 1959년 출시된 2세대 모델에는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또한 주행 안전 기술인 ABS 역시 최초로 적용된 차종이 바로 S클래스다. 이러한 특징은 지금까지 이어져 S클래스는 다양한 안전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9세대 S클래스는 차량에 사용되는 전체의 광원으로 LED가 사용돼 전구를 사용하지 않은 차종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대형차지만, 스포츠카 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는 고성능 AMG 라인업도 있으며, 메르세데스-마이바흐와 통합돼 고급스러움의 끝인 마이바흐 라인업도 있다. 그 결과 S클래스는 동급의 경쟁 차종들의 판매량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전세계 플래그십 대형 세단의 아이콘이 됐다.



포드 머스탱, 1964년 출시(55년) 

중형급의 크지 않은 차체와 대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해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던 1960년대 젊은이들의 취향에 의해 탄생했다. 첫 출시 당시는 2인승 모델로 출시됐지만, 이후 후방에 2인승 시트를 추가로 설치해 4인승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어 1세대 머스탱은 날개 돋친 듯 팔리기 시작했다. 2열의 공간이 협소하더라도, 4인승을 채택하는 것은 현재까지 이어져오는 머슬카의 특징이 됐다. 그러나 머스탱이 항상 잘 팔렸던 것은 아니다. 2세대와 3세대는 유럽 차량의 특징을 반영해 비교적 작은 차체와 저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해 소비자들의 반감을 크게 사기도 했지만, 다시 4세대부터 미국인들의 취향을 반영해 높은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현재 6세대로 진화한 머스탱은 역대 머스탱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던 1세대의 디자인은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젊은이들에겐 적당한 가격과 성능으로 인기를 누리고,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겐 과거 추억을 되살려줘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높은 인기를 누린다. 세단의 판매량이 감소해 세단을 단종시키고, SUV에 판매를 집중하겠다는 포드지만, 머스탱은 포기하지 않는다고 밝혀 앞으로도 미국 머슬카의 아이콘으로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1970년 출시(49년) 

1960년대부터 미국의 제조사들이 온로드와 오프로드 겸용의 SUV를 출시했고, 판매량도 높은 것을 본 랜드로버가 이를 반영해 만든 것이 레인지로버다. 1세대 모델은 디스커버리와 외관이 비슷해 파생모델 성격이 짙었지만, 실내는 더욱 고급스러운 것이 특징이었다. 2세대부터 점점 디스커버리와 디자인 차이를 두기 시작했으며, 더욱 고급스럽게 진화했다. 2002년 출시된 3세대에 와서는 에어 서스펜션을 비롯한 전자계통 장비의 내구성이 증가해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자랑했고, 사막 위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현재의 4세대 레인지로버는 부분변경을 거치며 벤틀리 벤테이가, 롤스로이스 컬리넌 등과 경쟁하기 위해 더욱 고급스러워졌다. 그 결과 기존 레인지로버의 역할이 디스커버리로 넘어가 고급스럽지만 비싸졌다. 랜드로버의 전반적인 차량 가격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차량 가격이 높지만, 품질이나 내구성의 문제가 발생해 상황은 더 악화되는 중이다. 3세대는 사막 위의 롤스로이스로 군림했던 고급 SUV의 아이콘이 4세대에 와서는 잔고장의 아이콘으로 악화됐는데, 이는 랜드로버가 극복해야 할 문제다.



BMW 3시리즈, 1975년 출시(44년) 

1960년대 2002라는 세단의 후속 모델로 개발된 3시리즈는 1975년 처음 대중에게 공개됐다. 당시 여러모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비행기처럼 실내 디자인의 구성이 운전자에게 집중돼 자동차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이후 BMW의 실내 디자인적 특징이 됐는데, 현재까지도 운전자 쪽으로 기울인 실내 디자인을 유지 중이다. 2세대로 진화한 3시리즈는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고성능 스포츠모델인 M3의 첫 탄생이 2세대부터다.



고급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로 불리는 3시리즈는 BMW가 추구하는 날카로운 핸들링이 가장 잘 반영된 세단이다. 그 결과 동급의 후륜구동의 차량들은 경쟁 모델로 3시리즈를 지목하곤 한다. 비록 BMW는 플래그십 경쟁에선 밀렸지만, 콤팩트 스포츠 세단은 3시리즈로 명맥을 유지 중인데, 2019년 정식 출시될 3시리즈 역시 스포츠 세단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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