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지난 9월 출시된 아반떼 부분 변경 모델에 대한 관심이 아직도 뜨겁다. 크게 향상된 상품성 못지않게, 파격적인 디자인을 택해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뉘고 있다. 기존 AD 모델과의 비교 시승으로 새로워진 변화를 분석했다.
아반떼 AD는 헥사고날 그릴을 채택한 현대차 디자인의 완성본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안정적인 그릴 좌우에는 직선과 곡선이 가미된 헤드램프와 범퍼 하단에 길게 강조된 블랙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다. 비례와 균형이 잘 갖춰진 가운데 많은 부분에 직선을 사용해 굴곡진 모습이다.
부분 변경 모델은 캐스캐이딩 그릴을 사용해 전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크게 늘었다. 화살촉 모양 헤드램프가 그릴 안쪽까지 깊게 파고든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아반떼 F/L에는 향후 현대차가 적용할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콘셉트가 최초 적용됐기 때문에 기존 현대차 모델들과는 차이가 크다.
측면 디자인까지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후드와 트렁크 형상도 변화시켰기 때문에 나란히 세워놓고 보면 변화 폭이 크다. 같이 비교해 보면, 의외로 아반떼 AD가 직선 위주의 디자인을 대거 사용했음을 볼 수 있다.
부분 변경 모델은 후드에서부터 트렁크 라인까지 유선형 디자인이 적용된다. 보다 공력 성능 향상에 주력해 정숙성은 물론 연비 효율까지 높였다. 아반떼 AD 자체의 디자인 완성도는 높지만,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신규 디자인이 더 세련되고 역동적인 모습을 구현함을 볼 수 있다. 측면은 신규 디자인의 17인치 휠로 완성된다. 라디에이터 그릴 패턴이 휠에도 적용돼 고급스럽고 역동적인 느낌을 잘 구현한다.
아반떼 AD의 후면은 단정한 이미지다. 헤드램프를 닮은 테일램프로 디자인 일관성을 이루고, 트렁크 상단은 곡선을 더해 볼륨감을 살려낸다. 범퍼 하단도 화려함보다는 안정감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F/L 모델은 스포티함이 적극 반영된다. 테일램프 모양 일부를 바꾸고, 내부 그래픽에 날렵한 선을 삽입해 특히 야간에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번호판이 이동한 자리에 레터링과 로고를 삽입하고 히든 타입 버튼을 적용해 트렁크를 깔끔하게 처리한다. 트렁크 상단은 라인에 변화를 줘 일직선으로 낮게 깔린 이미지를 구현한다. 이전 모델보다 분명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범퍼 하단은 투톤 처리로 고급스럽고 좌우 폭이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도 준다.
(좌) 아반떼 AD, (우) 아반떼 F/L
(좌) 아반떼 AD, (우) 아반떼 F/L
실내는 외관에 비하면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 그래도 작은 변화들로 이미지를 달리한 것이 특징이다. 센터패시아 상단 디스플레이는 기존 7인치에서 8인치로 커지고, 송풍구 내부에 금속 장식을 더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다. 8인치 내비게이션 외에도 7인치 오디오 디스플레이를 추가한 것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긍정적인 변화 가운데 하나다.
(좌) 아반떼 AD, (우) 아반떼 F/L
공조장치 조작 버튼은 디자인과 배열을 새롭게 했다. 단지 모양만을 위한 것이 아닌 기능성에 충실한 구성이다. 실제로 기존 AD의 풍량 조절 버튼은 누름식으로 되어 있는데, 운전 중 조작하기 위해서는 시선이 그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F/L의 풍량 조절 버튼은 다이얼 방식으로 바뀌어 시선을 돌리지 않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 밖의 다른 버튼들도 크기가 커지고, 간격을 넓혀 오작동을 방지한다.
(좌) 아반떼 AD, (우) 아반떼 F/L
센터패시아 하단의 덮개가 사라진 점은 아쉽다. 수납공간을 보다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단정하고 깔끔한 실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텅 빈 공간이 눈에 거슬릴 수도 있겠다.
운전석 계기반과 센터패시아 상단을 두르는 카본 패턴 디자인은 실내를 보다 스포티하게 만들어준다. 신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도 보다 젊고 역동적인 느낌을 더한다. 계기반 바탕에 삽입된 체크무늬 패턴과 속도계와 회전계 테두리의 점선 처리는 차급 이상의 고급스러움을 더해준다. 4.2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는 그대로지만, 계기반 바탕 기능 표시가 일부 변동돼 보다 깔끔해졌다.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무단변속기를 결합한 스마트 스트림은 현대자동차가 향후 주력으로 사용하게 될 파워트레인이다. 최고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kg.m 수준이고 8단 가상 기어비를 갖춘 무단변속기가 함께 쓰인다. 출력 손실을 최소화해 연비를 향상시키고, 배출 가스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했다.
기존 아반떼 AD는 GD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해 안정적인 출력과 주행 감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로 인해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신형 모델에 대해 염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규 파워트레인은 무단변속기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질 정도로 주행성능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일상 주행을 할 수 있을 만큼 촘촘하게 가상 기어비를 구성하고, 주행 모드에 따라서는 고 rpm을 적극 사용하기 때문이다. 자동변속기에 한층 가까워져 이질감을 줄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두 모델을 비교하며 시승해보면 아무래도 이전 모델에 비해 가속 반응이 다소 지연됨을 느끼게 된다. 가속 페달을 힘 있게 밟으면 rpm은 곧바로 솟구쳐 오르지만 실제 속도계는 다소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이러한 현상은 일정 부분 해소되지만, 아반떼 AD의 역동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스포츠 모델을 기대하는 편이 낫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굽이 길을 빠른 속도로 진입해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체가 거동한다. 특별히 유격이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팅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좋은 핸들링 반응은 차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긍정적인 요소다.
F/L 모델의 정숙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공회전 때는 시동이 걸리지 않은 듯 소음이 극도로 제한되고 주행 중에도 거슬림 없이 조용하다. 풍절음과 하부 소음도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공기 역학 성능을 고려한 디자인 변화로 정숙성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부분 변경 모델은 드라이브 모드에 스마트가 추가돼 총 4가지로 구성된다. 스마트 모드는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각 상황에 최적화된 주행 모드로 자동 변화한다. 계기반의 스마트 표시등은 연비 주행에는 녹색, 일상 주행은 파란색, 스포츠 주행은 빨간색으로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드라이브 모드로 편안하게 운전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파워트레인의 변화로 인한 가장 큰 차이점은 연비다. 아반떼 AD도 공인연비가 13km/l 대에 달하기 때문에 우수한 편이었지만, 부분 변경 모델은 이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 실제 주행 연비는 공인연비를 크게 상회하는데, 고속도로 정속 주행을 하면 20km/l를 넘는 것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복잡한 도심에서도 15km/l대의 연비를 유지한다.
편의장비가 대폭 추가된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20km/h에서부터 활성화되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도 활용성이 높다. 기존 모델의 사양에 차간 거리 조절 기능이 추가돼 가속과 감속에 크게 관여할 필요가 없어 운전 피로도가 크게 감소한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기능이 장착되지 않아 완전 정차까지는 지원되지는 않는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더해 운전 편의를 높이는 기능이다. 차선 인식률이 높아 주행에 편리함을 더한다. 시승 기간 중 큰 비가 내리는 날도 있었는데, 제대로 기능을 구현해 신뢰감이 더해졌다. 차선 중앙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행 중 조향을 보조하는 역할도 제대로 해낸다.
아반떼 F/L의 내비게이션은 길 안내 기능에도 충실하고, 5년간 블루링크 서비스까지 기본 적용돼 실시간 교통 흐름도 감지한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 검색 기능도 추가된다. 카카오 DB에 등록된 업소명까지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활용도가 높아진다.
아반떼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준중형차 대표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꾸준히 잘 팔리는 모델에 큰 변화를 준 것은 준중형차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이다. 경쟁 차종 가운데 하나인 기아 K3는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을 선보이고 가격 인하 정책까지 펼쳐 아반떼 F/L에 대응하고 있다. 이번 아반떼 부분 변경 모델이 준중형 시장에서 얼마나 두각을 나타낼지 기대가 된다.
kjh@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