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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빠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SUV, 현대 싼타페 2.2 디젤 시승기

3~4천만 원 정도로 국산 SUV를 구입한다고 하면 뭐가 있을까? 종류는 여럿 있지만, 막상 구입하려면 마땅히 살만한 게 없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싼타페와 기아 카니발을 유심히 보고 있다. 대부분 30대 남성들이 그렇겠지만, 아이 때문이다. 카니발은 세금 혜택 때문에 보고 있고, 그것만 아니라면 나머진 싼타페나 쏘렌토 같은 중형 SUV가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다. 그래도 이왕이면 신차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며 싼타페 2.2 디젤을 만나봤다.



싼타페를 신차발표회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정말 너무 과감한 것 아닌가?’, ‘차라리 구형이 더 예쁘다’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어차피 싼타페라서 잘 팔리긴 하겠지만, ‘내가 살 차는 아니다’라고 혼자 마무리까지 했다. 그런데 벌써 신차발표회와 시승을 통해 여러 번 마주하다 보니 디자인이라는 것은 역시 눈에 익기 마련이라는 게 새삼 느껴졌다. 이번에 시승한 싼타페는 너무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집에 이미 DM을 소유하고 있어서 DM과 나란히 세워봤는데, 나란히 세워 본 결과 TM이 훨씬 예뻐 보였다. 역시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는 말이 있듯이 뭐가 더 예쁜지는 생각만 할게 아니라 붙여봐야 아는 것이었다. 관련해서 비교 콘텐츠는 추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어쨌든 시승차는 화이트 컬러에 틴팅까지 되어 있으니 이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주간주행등은 굉장히 밝아서 과장을 조금 보태 야간에 헤드램프를 켜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이 주간주행등은 야간에 눈부심 방지를 위해서인지 헤드램프를 작동 시키면 안쪽 LED가 점멸되고 라인만 점등이 된다. 헤드램프는 두 개의 램프가 있는데, 하나는 하향, 위에 건 상향이다. 이외에 외관에서 디자인적인 설명은 이미 이전 시승기들에서도 여러 차례 설명했고, 새롭게 알아낸 특징들이 많지 않아 생략한다.




실내는 블랙컬러로 아주 심플하다. 도어와 실내 장식으로는 우드그레인이 아니라 카본 무늬의 장식을 사용했는데, DM보다 퀄리티가 훨씬 좋아졌다. 물론 카본이라고 할 수는 없고, 카본처럼 느낌만 살린 장식이다.



시트는 허리를 받쳐주는 요추받침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리부분을 앞으로 늘려주고 줄여주는 장치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기존에는 기껏해야 10방향이었는데, 신형은 14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측면지지부인 사이드볼스터만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것이 조절된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또한 조수석도 8방향으로 높낮이까지 조절되며, 운전석만큼은 아니지만 매우 편안한 시트포지션으로 세팅이 가능하다.




싼타페가 기존에는 쏘렌토보다 작았지만, 신형은 쏘렌토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 실내가 동등하거나 오히려 커졌을 정도로 적재공간이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다. 2열 시트는 편하게 버튼을 눌러 접을 수 있다. 적재공간 바닥에는 수납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기존에는 5인승이라면 그냥 버리는 공간이었지만, 이번에는 실용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뒀다. 개인적으로는 셀프세차를 즐기는 편인데, 그런 세차용품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어서 매력적으로 보였다. 또 사진상으로는 생략되었지만, 싼타페는 적재함에도 카페트를 기본으로 제공해서 별도로 비용을 들여 구입할 필요가 없다.



엔진룸을 열어보니 다른 모델에서는 엔진룸이 여유로웠는데, 그에 반해 2.2 디젤 모델은 2.2 디젤 엔진이 엔진룸을 가득 채우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곳곳에 방진, 방음을 위해서 엔진룸 내부에도 마감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게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엔진룸 내부 마감에도 공을 기울였다.


그래도 시동을 걸면 외부에서는 4기통의 한계로 인해 외부에서는 영락 없이 소음이 들려온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마감재들의 효과 덕분인지 외부처럼 엔진 소음이 크지 않고, 들려오는 질감도 기분이 나쁘거나 거슬리지 않는다. 물론 진동도 매우 잘 잡은 편인데, 디젤차는 관리가 안 되면 진동과 소음이 커지기 때문에 애초에 관리에 신경 써서 초기 컨디션을 유지해주는 것이 좋겠다.



시승차는 전륜구동이다. HTRAC이 없다. 그래서 가속페달을 출발부터 꾹 밟으니 전륜에서 약간의 휠스핀이 발생했다. 2.0 디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상황인데, 출발부터가 색다르다. 참고로 2.2 디젤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으로 2.0 디젤보다 16마력, 4kg.m이 높다.



출발 시 약간의 휠스핀이 발생했다고 해서 가속성능이 2.0 가솔린 터보만큼 시원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묵직한 토크로 밀어 부치는 가속감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2.0 디젤도 나쁘지 않은데, 2.2 디젤은 겨우 4kg.m의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가 확연히 차이 나게 전달된다. 때문에 실용 영역의 주행에 있어서는 운전자들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후반 가속도 꾸준하다. 제한속도까지 치솟을 정도로 가속을 하는 것도 크게 답답함이 없고 패밀리 SUV로는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속에서의 안전성인데, 그 안정감이 DM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편안하다. 이런 주행성능에 대해서는 2.0 가솔린 터보를 시승하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2.2 디젤 역시 고속주행에서 하체가 가벼워진다거나 불안한 느낌이 크지 않다.



2.2 디젤에서는 반자율주행 기능도 사용해봤다. 크루즈컨트롤 버튼을 누르면 바로 반자율주행에 돌입하는데, 스티어링 휠에는 손만 가볍게 올려두고, 전방만 바라보고 있으면 된다. 발은 페달에서 완전히 떼도 되지만 브레이크 위에 가볍게 올려두고 있는 것이 만약을 위해서라도 좋다. 어쨌든 원하는 속도와 차간 거리를 설정해두면 그에 맞게 주행하고, 커브 길에서도 아주 잘 돌아나간다.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크루즈컨트롤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막히는 도심에서도 최저속도를 30km/h로 설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설정해두면 시속 30km 이하의 속도더라도 앞차의 거리에 맞게 주행을 할 수 있다.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등에서 막힐 때 사용하면 딱 좋은 기능이며, 앞차가 출발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더라도 계기반과 알림음으로 앞차가 출발했다는 안내를 해줘서 너무 늦게 출발할 일도 없다.


고속도로에서 측정한 연비는 15km/l 내외 도심에서는 11km/l 수준이었다. 모두 연비 측정을 위해 정속주행을 한 것은 아니고, 주변 차량들의 흐름에 맞춰서 주행했다. 조금 과속을 한다면 고속에서 리터당 10km대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도 있겠지만, 애들이나 가족을 태우고 과속할 운전자는 많지 않을 것이므로 대략 15km/l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2.2 디젤은 결코 오버가 아니었다. 내가 만약 싼타페를 구입하겠다면 2.2 디젤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일단 싼타페의 크기가 기존보다 커졌기 때문에 2.0 디젤에서 가속성능이 아무리 개선됐다고 해도 2.2 디젤 정도는 구입해야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어서다. 수치상으로는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데, 타보면 그 차이가 확실히 날 정도로 다르니 더 추천하고 싶다. 연비도 2.0 디젤과 별 차이가 없다.

처음에는 정말 좋긴 하지만, 내가 살 차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면 탈수록 매력적인 모델이었다. 신형으로 출시되면서 싼타페의 격이 한 단계 높아졌다고 할까? 구형과는 확실히 다른 매력으로 가득했고, 시승하면서도 구입을 진지하게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매력적이었고, 정말 현대차를 시승하면서 이 정도로 만족한 것은 처음이었다. 아기가 생긴 30대가 되니 느껴지는 만족감인지 모르겠지만, 시승기를 쓰면서도 구입에 대한 고민이 참 많은 모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