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6년도부터 조사한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는데, 현대-기아차의 소비자 만족률이 평균 이하로 평가돼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산차를 소유한 소비자들 중 브랜드에 대한 종합만족도 평가에서 10점 만점 중 8점 이상을 준 소비자는 38%, 수입차는 53%로 15%의 큰 차이가 있었다.
국산차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도 르노삼성이나 한국지엠의 경우 각각 54%, 50%로 비교적 만족도가 높았고, 쌍용차도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의 점수를 준 소비자들이 응답자 중 40%를 넘었다. 하지만 현대 기아차는 각각 33%, 34%로 평균 이하는 물론이고 르노삼성이나 한국지엠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운전자들에 비해 만족감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입차의 경우에는 일본차를 보유한 소비자들의 만족감이 크게 높았다. 특히 토요타 렉서스를 소유한 소비자들은 각각 73%, 72%가 10점 중 8점 이상을 줬고, 혼다도 응답자 중 66%를 넘었다. 이외에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랜드로버 등의 브랜드 만족도도 비교적 높았다.
그렇다면 현대, 기아차에 대한 33%, 34%의 만족감은 도대체 어떤 수준일까.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국산 브랜드가 보인 40%에 미치지 못하는 만족률은 사실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낮은 수준이며, 이는 현대(33%)와 기아(34%)가 끌어내린 것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지난 1년간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최하위 폭스바겐(32%)만이 현대차와 견줄만해, 현대에 대한 고객의 평가가 얼마나 차가운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1년 전에 비해 이미지가 긍정 혹은 부정적으로 변한 회사에 대한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브랜드는 한국지엠이 35%로 1위, 르노삼성이 30%로 2위를 이었으며, 랜드로버와 벤츠, 재규어, 볼보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부정적으로 변한 브랜드는 폭스바겐이 64%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으며, 아우디 32%, 현대 29%, 기아는 17%였다. 즉, 현대 기아차는 긍정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빨리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년 전에 비해 이미지가 가장 많이 나빠진 브랜드는 현대차가 단연 압도적으로 1위다. 2016년에는 무려 45%를 차지했고, 기아차는 8%로 비교적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좋아진 브랜드에서 10%, 9%로 꼴찌를 유지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현대차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수입차 시장을 키우고 있다. 디젤게이트와 같은 초대형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도 수입차를 사겠다는 욕구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현대차가 어떤 잘못을 해도 모두 용서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이 한국을 오랫동안 수입차의 무덤, 세계에서 가장 국산차 점유율이 높은 시장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호시절은 끝났다. 상당수가 여건만 된다면 수입차로 옮겨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은 매서운 눈으로 현대차가 ‘배은망덕하게도 우리를 역차별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