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기함 모델인 아슬란이 쌓이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이달부터 아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슬란은 그랜저의 플랫폼을 공유해 제작된 차량으로 과거 다이너스티와 같은 개념의 모델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에 최고급 전륜구동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며 2014년 10월 31일 야심차게 출시했다.
출시 당시에는 월 2천여대 이상의 판매가 목표였지만, 출시 초의 반응부터 최근까지 상황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 2014년 출시 직후의 목표대수가 6천여 대였지만, 첫해부터 목표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판매량이 늘지 않자, 가격을 낮춰 대대적인 할인을 했을 당시에는 판매량이 반짝 늘어나긴 했지만, 모두 재고털이를 목적으로 한 할인이었기 때문에 생산라인에서 생산량을 늘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진짜 심각한 것은 올해 판매량이다. 그렇지 않아도 판매량이 낮아서 애를 먹고 있던 상황인데, 올해 누적판매량은 전년대비 80%나 주저 않았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이맘때까지 6천여 대 정도를 판매했으나 올해는 1,000대를 겨우 넘어서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난달 판매량도 전년동월대비 87%가 폭락한 80대에 그쳐 재고는 점점 쌓여가고 있다.
아직 아슬란의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11월에는 신형 그랜저(IG)가 투입될 예정이다. 그랜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슬란의 구형 모델의 플랫폼을 쓰는데다, 그랜저의 편의사양이 아슬란 못지않게 개선될 것이기 때문에 아슬란의 상품성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판매량은 더 추락하게 되고, 생산라인을 다시 가동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이렇게 위기감이 돌고 있는 분위기지만, 현대차는 아슬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언론을 통해 스파이샷이 외부에 공개된 적은 없지만, 이미 아슬란의 부분변경 모델의 스파이샷은 포착되고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는 현대차가 아슬란 부분변경 모델의 출시로 아슬란을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론은 이미 아슬란에게서 돌아선 듯한 분위기다. 심지어 그랜저 택시를 없애고 아슬란을 택시 전용모델로 출시하자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슬란은 이미 개발해 놓은 차량이기 때문에 택시 전용모델로 출시한다고 해도 개발비가 적게 들어가고, 그랜저 오너들에게는 더 높은 만족감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쌓이는 재고로 인해 생산라인까지 중단을 하게 됐지만, 아슬란은 현재까지 특별한 할인 혜택이 없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과거처럼 비공식적으로든 공식적으로든 대대적인 할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