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불붙는 대결, 현대 그랜저 VS 기아 K7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현대 그랜저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던 국산 준대형 시장이 다시금 거센 경쟁 구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만년 2위에 머무르던 기아 K7이 상반기 부분 변경 모델(이하 F/L 모델)을 출시하고, 그랜저 역시 연말에 대대적으로 변화한 F/L 모델을 선보이게 된다.
현대 6세대 그랜저는 출시 후 3년 차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인기를 독차지한다. 2017년은 13만 2,080대, 2018년은 11만 3,101대로 2년 연속 국산차 전체 판매량 1위를 차지해 국민차 타이틀까지 획득할 정도다. 주력인 2.4 가솔린 모델에 더해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도 점차 늘고 있다. 2017년 그랜저 전체 판매량의 14%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는 2018년은 21.7%, 올해는 4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27.4%로 점유율이 증가했다.
2016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는 연말 F/L 모델 출시로 국산차 판매 1위 자리를 굳힐 예정이다.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과 새로운 파워트레인, 최첨단 사양의 도입으로 신차급 변화를 이루게 된다. 외관은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기조를 반영해 이전보다 날렵해진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은 물론 측면 윈도우 라인까지 바꿔 변화 폭이 크다.
실내에는 디지털 계기반과 10.25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버튼식 기어 변속기 등이 장착된다. 호불호가 나뉘던 센터패시아 디자인을 새롭게 해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가죽 소재의 사용범위도 넓혀 이전보다 고급스러움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신형 쏘나타에서 먼저 선보인 첨단 사양도 그랜저 F/L 모델에 적용된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등으로 편의성이 높아진다. 빌트인 캠과 디지털 키와 같은 스마트폰 연동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워트레인 역시 새롭게 변화한다. 신형 2.5리터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된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이 주력이 될 예정이다. 기존 2.4리터 엔진을 대체할 신형 엔진은 최고출력 194마력, 최대토크 25.0kg.m로 성능과 연비를 향상시킨다. 일각에서는 R-MDPS의 적용과 최상위 3.3리터 가솔린 트림이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기아 2세대 K7은 지난 2016년 1월, 현행 그랜저보다 앞서 출시됐다. 출시 후 3개월간 월 판매량이 그랜저를 넘어섰고, 연간 판매량도 5만 6,060대를 기록해 기아 K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됐다. 그러나 신형 그랜저가 출시된 이후로는 연간 판매량이 4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그랜저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고, 고급스러운 외관 디자인을 적용했음에도 서자 취급을 받아왔던 K7은 F/L 모델을 먼저 선보여 판매량을 반등시킬 계획이다. 이전 모델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만큼, 외관은 세부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그래픽, 범퍼 형상 변화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후면부는 좌우 테일램프가 연결된 일체형 구조로 바뀐다.
K7은 F/L 모델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관련된 정보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랜저 F/L 모델처럼 디지털 계기반, 대형 디스플레이와 같은 편의 사양은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 가죽을 비롯한 고급 소재 사용 범위를 넓히고, 도어 트림까지 퀼팅 패턴을 삽입해 상품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한다.
K7은 1세대 모델부터 그래왔듯이, 첨단 안전 사양과 파워트레인을 그랜저와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롭게 추가되는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은 차선 가운데로 차량이 주행할 수 있도록 보조해 기존 차로 이탈 방지 시스템보다 진보된 기술이다. 주력 2.5리터 가솔린 엔진에는 주행 상황에 따라 직분사 방식과 간접 분사 방식을 선택하는 신기술이 도입된다. 연비 개선에 초점을 맞춘 8단 자동변속기는 전 트림 기본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K7은 부분 변경 모델을 그랜저보다 앞서 출시해 초반 판매량을 끌어올리려 한다. K7은 올해 6월, 그랜저는 연말에 F/L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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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보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