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슬란이 성공하기 어려운 4가지 이유와 해결책은?
현대 자동차가 2017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라디에이터 그릴도 바꾸었고, 전륜 8단 자동변속기도 현대차 최초로 장착했다. 그러나 여전히 성공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슬란, 무엇이 문제일까.
근본 없는 모델명
모델명부터가 잘못 지어졌다. 엑센트, 프라이드, 스포티지 등 소형차에서도 모델명을 되살려오면서 정작 기함급 모델인 아슬란에서는 다이너스티를 부활시키지 않았다. 이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소형차의 소비층보다 연령대가 높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했던 조치다. 모델명을 다이너스티로 부활시켰다면, 이렇다 할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다이너스티의 인지도가 높아서 정체성을 부여하거나 마케팅에도 훨씬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슬란은 어감부터가 아슬아슬하고, 그랜저라는 브랜드에 맞서기에는 무게감에서부터 역부족이다.
중후함이 부족한 디자인
대형세단은 무게감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 무게감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무게감은 중요하고, 수백 번 강조해도 될 정도다. 스포티한 감각의 수입 대형세단도 있지만, 막상 판매량이 높은 모델은 모두 묵직한 무게감이 살아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가 독보적이다. 그렇게 무게감이라는 게 대형세단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아슬란도 정면에서는 나름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2017년형으로 바뀌었음에도 소형차 수준의 테일램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실내도 나름 그랜저와 차별화를 두면서 변화를 주려고 시도했지만, 그 덕분에 디자인 균형이 모두 깨져버렸다. 차라리 그랜저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마감재를 통해 고급화를 이뤄냈다면 이처럼 어색한 모습보다는 나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 디자인이 비슷해서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르노삼성의 QM6도 SM6와 같은 실내외 디자인을 갖고 있지만, 반응이 나쁘지 않다. 또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높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많은 유럽차 브랜드는 소형과 대형차 구분 없이 대부분 실내 디자인이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차별화 부족해서 판매량이 늘지 않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어설픈 정체성
아슬란은 그랜저의 상위모델로 출시됐다. 하지만 명확하게 상위모델이라고 하기도 애매해져 가고 있다. 이따금씩 하는 파격할인으로 그랜저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고, 디자인과 파워트레인도 비슷하고, 모델명도 생소하다. 어느 것 하나에서도 제대로 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으며, 실패한 대형 세단이라는 이미지로만 각인되어가는 분위기다. 어설픈 정체성을 깨부수려면 아슬란만 가지고는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그랜저도 함께 봐야 하는데, 그랜저를 조금 더 젊은 감각의 고급세단으로 이미지를 바꾸면서, 아슬란은 중후한 느낌으로 완전히 분리해야 아슬란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안일한 마케팅
2017년형을 출시하면 가격을 최대 60만 원까지 인상했다. 안 그래도 판매량이 바닥을 찍고 있는 차량에 가격인상이라니 무슨 자신감인지, 아니면 차를 팔지 않겠다는 의지인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간혹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진행하는데, 아슬란과 아슬란의 기존 오너 모두에게 오히려 마이너스만 될 뿐이다. 또 소비자들이 아슬란을 구입하면 어떤 점이 그랜저보다 좋은지 정확한 셀링 포인트도 없으며, 애초에 법인차량의 수요를 공략하겠다고 언급한 것부터 실패다. 차라리 이런 식이라면 법인시장을 공략하기보다 택시시장을 공략하는 편이 아슬란을 살릴 수 있는 더욱 획기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IG 플랫폼을 공유하는 후속 모델은 다이너스티로 재정비해서 다시 출시하면 어떨까.
결론
그랜저는 젊은 이미지, 아슬란은 중후한 이미지로 고급세단 시장을 분리해야 한다. 아슬란은 이대로 두려면 택시시장에 택시전용모델로 성공시키면서 기존 그랜저나 쏘나타 등의 소비자들을 더 끌어들이는 편이 낫다. 또한 차세대 모델은 중후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다이너스티로 모델명을 바꿔서 역사성과 브랜드 가치 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