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운명의 중형시장, 르노삼성 SM6 vs 쉐보레 말리부
중형세단의 리더를 자처한 르노삼성 SM6와 쉐보레 말리부의 판매량이 8월에는 서로 크게 엇갈렸다.
르노삼성은 경영진부터 생산, 영업까지 전사적으로 SM6 판매량 올리기에 지원을 해서 SM6뿐만 아니라 QM6까지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의 한국지엠은 노조 파업으로 인해 말리부의 판매량이 단숨에 반 토막 가까이 잘려나가 버리면서 시장을 선점할 기회에서 멀어져 가는 상황이다.
르노삼성 SM6는 출시 이후 약간의 기복이 있어 아직 안정화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출시 초부터 6,700여 대를 가뿐히 넘고, 5월에는 7,901대를 팔아 치우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7월에는 4,500여 대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으나, 8월에는 다시 이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월부터 6개월 동안 출고한 SM6의 누적판매량은 벌써 3만 6천여 대를 넘어섰을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 박동훈 사장도 지난달 31일 열린 QM6 테크데이에서 “SM6의 월 판매 목표를 6천여 대로 설정하고, 올해 목표량은 5만 대에서 6만 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SM6의 판매량은 적체되었던 물량이 해소되면서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조금 더 안정화되고, 단단해져 가는 단계다. 그렇지만 아직 판매량이 목표에 비해서는 약간 낮은데, 이는 디젤 모델로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처음 선보인 SM6 디젤은 총 693대가 판매돼 SM6 판매 비중에서 15.1%를 차지할 정도로 쏘나타나 K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디젤 모델의 판매량이 늘어난다면, 월 6천여 대도 실현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은 경영층, 개발, 생산라인과 영업까지 어느 곳에서도 엇박자 없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이 일이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그냥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전시장이나 영업인력 수도 다시 전성기 시절처럼 증가하는 모습이다.
쉐보레 말리부도 동급 최저가격에 선보이고, 가장 넓고,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해 많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냈다. 5월에는 출고기간이 짧아 3천여 대 수준에 그쳤지만, 6월에는 6천여 대를 넘어섰고, 7월에도 4,400여 대를 넘어섰을 정도로 높은 인기가 판매량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불과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2,777대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그렸다.
르노삼성이 SM6에 디젤을 투입하는 시점, 쉐보레도 말리부 하이브리드 출시를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가솔린 모델도 출고가 늦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말리부 하이브리드의 출시는 언제가 될 수 있을지 일정이 모두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말리부를 계약한 일부 소비자들도 대기기간에 지쳐 SM6로 넘어갈만한 요소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자동차의 강성노조 파업은 연례행사처럼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말리부를 성공시켜 공장을 더욱 활성화 해야 하고,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때다. 하지만 눈 앞의 이익만 추구하다가 결국 시장 선점과 점유율 확보에서는 점점 더 멀어져 가는 모습이다.
한편, 현대-기아차 노조도 파업을 단행한 탓에 포터와 K7 등을 비롯한 주력차종의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