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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모아 보는 자동차 테마

SUV에 집중하는 기아차, 현대차 따라잡을 수 있을까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산차 시장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제조사지만, 올해 들어 상반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9.6% 성장한 25 5,370대를 판매한데 반해, 기아차는 9.8% 하락해 15 7,465대에 그쳤다.

 

뚜렷한 실적 차이는 SUV 시장의 성적에서 비롯됐다. 현대차가 좋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7.8% 증가한 SUV 모델 덕분이다.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 모델이 동급 판매 1위를 달성했고, 특히 팰리세이드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최근 신모델이 출시된 쏘울과 니로를 제외한 전 모델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3년 전만 해도 기아차는 SUV 시장에서 현대차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2017년의 경우 현대차보다 무려 4 3,073대를 더 판매할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좋은 기록도 잠시, 기아차의 2018 SUV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5% 급감했다. 하락 원인은 주요 모델의 노후화도 포함되지만, 신모델 투입으로 라인업을 강화한 현대차의 영향이 크다. 소형 SUV 코나는 5만 대, 4세대 신형 싼타페는 연간 판매량 10만 대를 달성해 국산 SUV 1위 자리를 지금까지 고수하는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기아차 전체 SUV의 올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 4,596대로 동기간 현대차가 기록한 8 1,619대의 54.7%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소형 및 대형 SUV 부문도 부진하다. 소형 SUV 스토닉은 전년 동기 대비 44%, 대형 SUV 모하비는 73.2%나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점차 증가하는 SUV 부문에서의 저조한 실적은 기아차에게 치명타다. 특히 공공연하게 RV SUV 명가를 표방한 기아차 입장에서는 체면도 구겨지는 일이다. 무너진 판매량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기아차는 하반기 다양한 신차 출시로 현 상황을 타개할 계획이다.

 

 

스토닉과 쏘울, 니로 등 다양한 모델을 보유했음에도 부진했던 소형 SUV 시장에는 신모델 SP를 선보인다.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게 되며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첨단 편의 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팰리세이드 효과로 규모가 급성장한 대형 SUV 시장에는 모하비 부분 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완전 변경 수준의 실내외 디자인과 강화된 편의 및 안전 사양으로 팰리세이드와의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기아차가 신모델을 필두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지만, 현대차의 대응 역시 만만치 않다. 스토닉과 경쟁할 엔트리 SUV 베뉴는 7월 등장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 SUV 라인업에 없던 새로운 모델인 데다 소형 세단 시장의 수요도 끌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 출시될 GV80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SUV. 국내에 존재하지 않았던 국산 프리미엄 SUV 시장을 개척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아차의 SUV 집중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서울오토쇼에서 기아차는 RV 명가를 넘어서 RV 프로페셔널을 지향하겠다는 메시지도 표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기아차의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kjh@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