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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모아 보는 자동차 테마

투박함이 매력이었던 구형 코란도, 쌍용에서 다시 나올 순 없을까?

[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신형 코란도가 출시를 앞둔 지금, 신형 코란도의 관심과 함께 흔히들 말하는 지프차 형태의 투박한 디자인의 구형 코란도의 관심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1969년에 첫 출시돼 국산차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코란도는 2005년까지 각진 외관을 갖고 있었지만, 이후 출시된 코란도는 코란도 C라는 이름과 함께 도심형 SUV로 목적이 달라져 유선형의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예전 코란도의 각진 외관과 오프로드 성능을 잊지 못해 쌍용차가 다시 한 번의 부흥기를 맞기 위해선 구형 코란도를 현재에 맞게끔 안전 사양을 보강해 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구형 코란도의 디자인의 소유권이 러시아의 타가즈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타가즈는 1997년 설립된 러시아의 자동차 회사로 제조사 자체 생산 외에도 외주를 받아 자동차 제조사들의 러시아 전략 모델의 생산 또한 맞고 있어 수출보단 내수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자동차 회사다. 현재 쉐보레의 전신인 대우차의 차종 또한 생산한 이력도 있으며, 쌍용차의 생산도 담당했다. 이외에도 현대차의 차량도 진행한 적도 있었지만, 현대차의 경우 현재는 러시아에 별도 공장을 설립해 생산을 이어가진 않고 있다.


(▲사진출처 : 나무위키)


코란도의 모든 권리를 타가즈로 이전할 당시 쌍용차는 상하이 자동차에 헐값에 매입 당한 것도 모자라 상하이차에게 기술력까지 빼앗겨 버렸고, 이후 쌍용차의 기술을 빼앗은 상하이차는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을 진행해 쌍용차의 재정상태까지 더욱 악화되어 갔다. 이로 인해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생겨, 간단한 부품 교체 작업도 긴 기간이 소요돼 소비자들의 불만 또한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쌍용차는 공장과 경영의 정상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되는데, 바로 생산 설비 전체 및 차량의 라이선스를 외부에 판매하는 일이다. 다행히 그 시기엔 렉스턴과 액티언, 체어맨 등이 판매되고 있어, 단종된 무쏘와 구형 코란도는 소비자들에겐 추억 속의 차로 기억될 뿐 쌍용차의 정상화를 위한 판매량엔 도움을 줄 순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나름대로의 명성은 갖고 있어 권리를 판매하기에 적합한 차량이었다.



결국 쌍용차는 코란도 및 무쏘의 권리를 다른 회사에 판매해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고 판단, 무쏘와 코란도의 모든 권리를 러시아의 타가즈로 이전하게 된다. 타가즈에게 넘어간 코란도는 2005년 국내서 단종된 지 3년 만에 다시 부활해 2008년부터 타거라는 이름으로 러시아를 누비고 있다. 러시아에서 출시된 타거는 3도어 모델 외에도 휠베이스를 늘린 5도어 모델도 존재하는데, 비교적 기술력이 부족한 러시아에서 개발했다고 하기엔 디자인적 완성도가 높았다. 



한창 5도어 모델 개발 당시 한동안 국내에서도 위장막 스티커를 붙이고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돼 쌍용차가 다시 코란도를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관심을 받기도 했었지만, 타가즈에서 타거 5도어 신차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단순한 주행 테스트로 알려졌다. 타거는 코란도와 엠블럼만 다를 뿐 내부와 외부 모두 동일하며, 파워트레인 역시 동일하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주력 모델이 디젤 엔진이었던 것과 달리 타거는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차이점을 보인다.



코란도와 함께 타가즈로 권리가 넘어간 무쏘 역시 코란도처럼 2008년부터 러시아에서 로드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로드 파트너는 국내서 판매됐던 후기형 무쏘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출시됐고, 이후 한 번의 부분변경을 거쳐 전면부의 디자인을 변경했지만, 측면과 후면, 실내는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타거와 동일하게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쌍용차는 무쏘의 권리를 넘기며, 파생모델인 무쏘 스포츠의 권리도 같이 이전했는데, 타가즈에서 개발한 로드 파트너의 픽업트럭은 국내 소비자들이 원했던 짐칸의 공간을 넓힌 2인승 모델까지 출시해 픽업트럭의 활용성을 한층 배가시킨 모습까지 보여준다. 


현재 무쏘와 코란도의 모든 권리는 타가즈로 이전돼, 국내 소비자들의 가슴 한편에 추억의 차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써 보금자리를 타가즈로 옮긴 코란도와 무쏘는 다시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은 전무해졌으며, 러시아에서 열심히 노력 중인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러나 현재는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yj@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