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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밸런스가 돋보이는 SUV, 현대 투싼 F/L 시승기

[오토트리뷴=김준하 기자] 지난 17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투싼 부분 변경 모델 미디어 시승행사가 개최됐다. 투싼은 2004년 첫 출시부터 최근까지 현대차 라인업 중 해외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효자모델이다. 8월 7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투싼 3세대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신형 투싼은 캐스캐이딩 그릴의 좌우 폭이 넓어져 한눈에도 전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그물망 형태의 검정 그릴 위에 크롬으로 된 가로 선을 덧대 고급스럽게 표현했다. 헤드램프의 변화는 차급이 달라 보이게 할 정도로 좋은 선택이다. LED가 5개의 사각형 커버 안에 자리 잡고 있어서 고급스럽고, 첨단 이미지를 보인다. 범퍼 하단의 안개등과 포지셔닝 램프는 모양과 배치가 달라졌다.



측면은 기존의 스포티한 모습을 그대로 살려냈다. 19인치 투톤 휠은 그 자체로도 멋진 디자인이고, 차체와도 잘 어울린다. 이런 디자인은 상위 트림 혹은 스타일 패키지를 통해 추가할 수 있다.




테일램프도 세련된 모습으로 변했다. LED와 벌브를 적절히 사용했는데, 내부 그래픽의 변화로 시인성도 높이고, 고급스러움도 배가시켰다. 번호판 상단으로 높여진 반사등은 부분 변경 모델로 차별화하기 위한 부분이라 기능적인 차이는 없다.



실내는 현대차 SUV라는 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코나와 싼타페 등에 쓰인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적용됐다.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시인성과 사용 편의성 모두 만족스럽다. 하단 송풍구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커졌고, 풍향 레버를 왼쪽 끝까지 밀면 폐쇄되는 스타일이 적용됐다. 크래시패드와 콘솔 사이드까지 가죽으로 감싸고, 스티치를 더해 고급스럽다.




시트는 지지력과 쿠션감이 적당해서 장거리 주행에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죽의 재질과 마감도 최신 현대차답게 높은 수준으로 처리됐다. 실내에 사용된 소재만 보면 상위 차량들과 비교해도 아쉬움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다만, 운전석 윈도우만 오토 업/다운이 가능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시승차는 2리터 디젤 프리미엄 트림의 풀옵션 차량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186마력에 최대토크 41.kg.m로 이전 모델과 차이가 없다. 부분 변경을 거치면서 2리터 디젤의 경우 6단 변속기 대신 8단 자동변속기가 최초로 적용됐는데, 가속성보다는 경제성에 초점을 맞춰 세팅했다. 그래서 가속 성능이 약간 답답하다. 이는 디젤 차량임을 감안해도 다소 느린 편이다. 초반 가속에만 이 현상이 두드러질 뿐, 중고속 영역에서 추월 가속을 할 때는 시원스럽게 주행할 수 있다. 노면 소음과 풍절음이 상당히 억제돼 있어 중형급 SUV를 탄 것처럼 정숙하고 속도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승차감 개선을 위해 노력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스포츠 3가지로 구성된다. 각 모드마다 변화의 폭이 제법 커서 엔진과 스티어링 휠 반응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얼마 전 시승한 싼타페는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한동안 고 rpm을 유지하는 보정 기능이 있었는데, 투싼에서는 그 정도로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




시승코스는 고속도로와 국도, 와인딩 구간이 고루 섞여 있었다. 이번 부분 변경 모델에 최초로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은 운전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는 장비다. 차선 유지는 물론 전방 차량과의 거리 유지, 완전 정차 후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다만 이 장비에 의존할수록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졸음이 유발되기도 해서, 사용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굽이 길이 많은 와인딩 구간에서 체험한 코너링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차체는 큰 기울임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스티어링 휠 반응도 직관적이다. 물론 SUV임을 감안했을 때 우수한 편이라는 것이지, 스포츠 세단이나 해치백 모델과 같은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브레이크는 초반 답력이 강하고, 고르게 분배돼 있어서 와인딩에서의 급정거와 잦은 제동에도 믿을 만하다.



LED 헤드램프는 야간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에 따라 연동돼 노면의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사륜구동 시스템 HTRAC은 운전석 계기반을 통해 구동력 배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대 7:3의 비율로 전륜과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하는데, 전자동으로 작동한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서라운드 뷰는 주차 및 차량 출발 시 편리함을 더해준다. 차체가 높은 SUV는 차체 근접 부위에 사각지대가 많이 생기게 되는데, 차량 이동 전 주변 상황을 살피는 데 유용한 장비다. SUV를 구매하는 여성 운전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실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의사양이다.



현대차는 미디어 시승행사 내내 다이내믹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하지만 시승을 하면서 주로 느낀 것은 다이내믹보다는 밸런스였다. 준중형 SUV에 걸맞은 출력과 제동력, 편의 및 안전장비, 그리고 승차감 등이 전반적으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상당 부분 싼타페를 떠올리게 할 만큼 상품성도 올라서 중형 SUV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싼은 국내에서 기아 스포티지와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2018년 누적 판매량은 두 모델 다 2만 대 수준으로 비슷하지만, 투싼이 점차 밀리는 형세였다. 투싼과 스포티지 모두 부분 변경 모델로 변화를 준 만큼 앞으로의 판매량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kjh@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