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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모아 보는 자동차 테마

기술의 현대, 품질의 현대? 현대차의 역대 슬로건과 자동차

슬로건은 구매를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어떤 주장이나 상품의 특성을 반복하여 사용하는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이나 말을 가리킨다. 주로 함축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할 때 이 표현을 사용하는데, 군대의 구호 복창처럼 짧고 쉬운 말로 소리 질러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떠올리면 된다.


자동차 회사들은 주기적으로 슬로건을 만들어 광고, 홍보 책자나 자동차 번호판 테두리에도 삽입하여 알린다. 우리 회사와 제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사용해 온 슬로건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기사를 준비했고, 그 첫 번째 시작은 현대자동차다.



Cars that make sense. Yes, Hyundai! (1980년대~1990년대 미국)

미국 시장에 첫 수출을 시작하면서 현대자동차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다. 의역하자면 센스 있는 차 혹은 합리적인 차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소형차에 걸맞은 표현으로 다소 가벼운 느낌으로 표현했다. 미국에 처음 수출하여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엑셀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차종이다. 품질보다는 가격 위주의 판매 전략을 사용하여 내구성 문제가 몇 년 뒤 불거지게 되었고, 상당 기간 현대자동차의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안전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기업(1990년~1993년 대한민국)

마이카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과 더불어 다양한 차급이 시장에 생성된 시기다. 승용 세단인 엘란트라와 쏘나타 2가 출시되고 스포티 쿠페인 스쿠프와 SUV 갤로퍼가 출시된다. 미쯔비시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비교적 짧은 기간 다양한 차종을 생산함과 동시에 자체 개발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다. 1가구 1자동차 보유 시대의 시작점으로 온 가족의 안전에 대한 염려를 슬로건에 표현했다.



좋은 환경, 좋은 차 (1993년~1997년 대한민국)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공장 폐수나 매연의 피해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과 우려가 컸던 시기로 국가 정책에 걸맞은 표어 수준의 슬로건을 사용한다. 직접적인 친환경 차종들의 생산은 없었지만 현대 자동차의 전체 승용 라인업이 갖춰진 시기다. 아토스, 액센트, 아반떼, 마르샤, 티뷰론, 다이너스티가 생산되어 국내 시장의 점유율이 높아졌다. 씽씽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광고 영상이 TV에 등장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며 내 친구 현대자동차라는 멘트가 영상에 등장했다.




For You (1998년 대한민국)

잠시 사용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슬로건이다. 그러나 개인 소득의 증대와 더불어 소형 및 준중형 위주의 국내 자동차 소비 경향이 중형급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시기에 사용되었다. EF 쏘나타와 그랜저 XG가 생산되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동일 시기 미국에서는 Driving is Believ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Prepare to Want One (1998년~2002년 해외 시장)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의 상업 광고에 주로 사용했다. 직접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표현으로, 관련된 홍보영상 대부분이 차량 성능과 편의 사양에 대한 설명으로만 이뤄졌다. 수출명 엑센트로 판매된 베르나의 TV 광고 말미에 현대자동차 로고와 함께 쓰였다.




기술의 현대, 품질의 현대 (2001년~ 대한민국)

엔진에서부터 전장부품에 이르기까지 자체 제작 기술이 본격화된 시기로 차량 본연의 가치 제고에 주력하게 된다. 갤로퍼와 싼타모 등을 생산하던 현대정공이 현대모비스로 바뀌어 현대 기아자동차 부품 생산 및 개발을 전담한 변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테라칸, 라비타, 투스카니 등의 차량이 출시된다.



Always There For You (2002년~2005년 해외 시장)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곁에 같이 있겠다는 의미를 품은 표현이다. 전 세계 사람들과 손잡아 꿈과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담아냈다. 엑센트와 아반떼, 쏘나타의 수출 호조와 더불어 중국에서의 현지 생산도 본격화되었다. 미국 수출형 쏘나타는 JD 파워 신차 품질조사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Drive Your Way (2005년 ~ 2010년 북미 제외한 전 세계시장)

당신의 길을 개척하라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회사나 제품의 이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한 슬로건이다. 경형 및 소형 자동차에 대한 시장 평가가 높아서 아토스, 클릭, 베르나가 인도와 호주 등지에서 최고의 차, 신차 품질조사 1위와 같은 좋은 결과를 이룩했다. 2010년에는 영국 소비자 만족도 대상도 수상한다.



Think About it (2005년 ~ 2010년 미국 시장)

저렴하게 탈만한 차로 강하게 각인된 미국 시장에서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만든 슬로건으로 광고 영상에 더불어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이뤄낸 성과에 더해 차량에 장착하는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들, 무수한 내구성 및 품질 테스트와 같은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자극했다. 


2006년 쏘나타는 미국 최우수 패밀리 세단으로 선정되었고 2007년 그랜저, 싼타페, 투싼이 오토퍼시픽 소비자 만족도 차급별 1위를 달성했다. 고급차량인 제네시스가 2009년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2011년 ~ 2015년)

2011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경영 선포의 이념을 표현했다.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능성이나 가치를 창조할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창의성과 감성이 담긴 브랜드로 고급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전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큰 틀로 구축하고 세부적인 내용은 각종 캠페인과 미디어 및 예술계와의 협력 등을 통해 시기별, 지역별로 시행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슬로건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역사와 발자취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조립 생산 수준으로 소형차에 주력하던 현대차가 오늘날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성장하여 고급대형차 시장까지 진출하는 일대기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올바른 방향성을 정립하지 못하거나, 의도와는 다른 시장의 평가를 받아온 적도 많이 있었다. 소비자들이 진정 바라는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를 슬로건에 녹여낸다면, 현대차가 바라는 이상적인 브랜드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