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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차상식

내 차에 과속 욕구를 억제시킬 수 있는 속도제한장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동차 설명서를 읽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날의 자동차들은 자동차 설명서를 읽지 않고서야 그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옛날 자동차들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고, 전자장비나 신기술이 많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한 자동차 설명서를 일일이 한 장씩 넘겨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에는 속도제한장치 편이다.



흔히 ASCC,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로 불리는 기능은 고속도로에서 아주 편하고, 유용한 기능이다. 그러나 미국이 아닌 국내 도로환경에서 일반 크루즈 컨트롤은 별로 쓸모가 없어 애물단지 같은 존재다. 크루즈 컨트롤로 속도를 맞춰 주행해봐야 앞차와의 간격이나 속도 조절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래서 결국 크루즈 컨트롤은 매우 한가한 도로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기능 중 하나다.


크루즈 컨트롤은 웬만한 차량에는 탑재되지만,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그렇지 않다. 꽤나 값비싼 차량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국산 중형 세단들도 고급 트림에서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하진 하지만, 없는 차량이 훨씬 더 많다. 소형 SUV나 경차에서는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긴 해도, 역시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꿈의 기능이다. 또 중형 세단 이상에서 장착된다고 해도 대부분 첨단 사양과 패키지로 제공되기 때문에 패키지 옵션의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


하지만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도 좋지만, 더 좋은(?) 기능인 속도제한장치가 있어서다. 사실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유용한 기능임은 틀림없다.



속도제한장치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모드 버튼을 두 번 누르면 된다. 그러면 계기반의 녹색불이 크루즈에서 리밋으로 바뀐다. 리밋으로 바뀌면 크루즈 컨트롤처럼 버튼을 움직여 속도를 맞추고 페달을 밟으면 된다. 크루즈 컨트롤이 아니기 때문에 페달에서 발을 떼면 당연히 속도가 떨어지고, 페달을 밟으면 제한속도까지만 속도가 올라간다.


속도제한이 활성화되어 있더라도 페달을 아주 깊게 밟으면 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긴급상황에 대비한 기능이다. 다만 주의할 점을 너무 지속적으로 깊게 페달을 밟으면, 속도 제한장치가 해제될 수 있다. 확인 결과 브랜드에 따라 속도제한장치의 해제 유무가 달랐으니, 이 부분은 직접 체크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겠다.


그런데 이 기능 언제 쓰는 것이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글쓴이는 딱 두 가지 상황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먼저 구간단속구간에서다. 구간단속구간에서 속도제한장치를 활성화해두면 속도가 조금이라도 과속카메라에 찍힐 정도로 올라갈 일이 없다. 실수로라도 속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면서도 너무 느리게 주행하지 않고, 딱 100km/h, 110km/h 등 제한속도에 맞춰서 주행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구간단속이 아니더라도 안전운전, 연비 운전을 하고 싶을 때다. 속도제한장치를 연비가 가장 잘 나오는 속도로 설정해두고, 주행하면 과속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의 효율성이 평상시보다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속도제한으로 연비 운전을 하면서 도로상의 제한속도를 지켜 주행한다는 것은 안전운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기능을 아끼는 이유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편리한데, 졸음운전을 유발한다. 보통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하는 차량은 스티어링 휠을 보정하면서 차로까지 유지해주는 LKAS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 편할 수가 없다. 문제는 금세 졸음이 몰려온다는 것. 그러나 속도제한장치는 페달을 지속적으로 밟고 있어야 해서 쉽게 졸음운전 예방에도 비교적 더 도움이 된다.



속도제한장치는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없는 차량에서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이 기능을 하려면 일반 크루즈 컨트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크루즈 컨트롤이 완전히 없는 차량에서는 속도제한장치도 지원하지 않으며, 스티어링 휠 버튼에 크루즈가 아닌 모드라고 쓰여있는 차량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