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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 1년 만에 또다시 가격 인상한 까닭은?

한국지엠이 최근 2018년형 말리부와 말리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또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말리부는 출시 직후 4개월 만에 2017년형으로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때 인상된 가격은 최소 35만 원에서 최대 69만 원으로 적지 않았고, 가격이 인상되기 전 계약 후 출고를 기다렸던 소비자들에게도 인상된 가격을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당시 한국지엠은 “뒷좌석 열선 시트가 추가되고, 브링고 내비게이션 등이 기본으로 장착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소비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판매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한국지엠은 그렇게 논란 끝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후, 1년 만에 또다시 2018년형 모델을 선보였다. 2018년형 쉐보레 말리부는 8월 11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주요 변경 사양으로는 퍼펙트 블랙 에디션의 디자인 변화, 1.5리터 가솔린 터보의 저공해 차량 인증, 새로운 컬러 추가, LT 트림부터 후방카메라 기본화 등이다. 


그런데 11일에는 2018년형의 구체적인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유는 가격 인상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가격표를 확인해보니 1년 만에 가격이 또다시 인상됐다.



후방카메라가 기본화된 1.5 터보 LT 트림은 2,695만 원이었던 차량 가격이 20만 원 인상돼 2,715만 원이 됐다. LT 디럭스 트림 역시 20만 원 인상돼 2,883만 원으로 책정됐다. 1.5 터보의 퍼펙트 블랙 트림은 삭제됐고, 프리미엄 세이프티 트림은 동결됐다.


2.0 터보 모델도 역시 LT 프리미엄은 3,057만 원에서 20만 원 인상됐고, 2.0 터보 퍼펙트 블랙은 3,308만 원에서 3,340만 원으로 28만 원 올랐다. 또 하이브리드 모델도 트림 별로 각각 20만 원씩 인상됐다. 대다수의 트림이 20만 원씩 인상된 셈이다.


인상 폭이 크지 않고, 나름의 변경사항이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지엠의 다른 차종까지 눈을 돌려보면 올란도, 캡티바, 임팔라 등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차종을 찾아보기 힘들다. 연식변경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올란도의 경우 그 인상폭이 최대 90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큰 폭으로 인상됐다.



그러나 그렇게 비난의 화살을 맞아가며 힘겹게 가격을 올려놓고, 차량이 팔리지 않자 다시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차량 가격을 할인해주는 웃지 못할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2018년형 말리부는 콤보할부 구매 시 30만 원을 할인하고, 2017년형 모델은 콤보할부 이용 시 120만 원까지 할인한다. 앞서 높은 가격 인상률을 자랑했던 올란도와 캡티바 역시도 콤보할부 구매 시 각각 120만 원에서 200만 원의 할인이 제공된다. 이외에도 각종 명목으로 할인이 추가 제공되는데,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한국지엠이 이처럼 연식변경 모델을 자주 하는 것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이어져온 누적 적자 때문이다. 생산량과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는데, 적자는 2조 원이 넘었고,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은 올려야겠는데, 판매량이 떨어지니 다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분위기다.



한국지엠의 사장이 또 바뀌었고, 해마다 한국지엠의 철수설이 거론될 정도로 한국지엠은 상황이 좋지 않다. 제조사들이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해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게 없다. 그러나 한국지엠이 지금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정말 소비자와 회사를 위한 것인지 다시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그토록 요구하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변경한다던가, 9단 변속기를 장착하는 편이 수익성 강화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