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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의 디자인 논란, 결국 동호회만 배불렸다

한국지엠이 쉐보레 말리부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디자인 논란이 거셌다. 미국형 모델과 내수형 디자인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결국 미국형 디자인을 제작해 판매하는 동호회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쉐보레 말리부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북미와 다른 디자인으로 출시해 논란을 키웠다. 논란이 시작된 건 쉐보레 말리부의 스파이샷이 국내에서 속속 포착되면서부터다.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에 북미형처럼 크롬바가 없이 모두 막혀버리고, 스파크처럼 입체적인 플라스틱 마감으로 변경이 된 것이다.


한국지엠의 주장은 "미국형 디자인으로 출시하면 번호판 부착이 곤란하다"는 게 이유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번호판을 원래 그릴에 부착하면 너무 어색하고, 번호판 위치를 낮추면 엔진룸으로 유입되어야 할 공기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 변경이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해외에 판매 중인 말리부도 내수형 그릴 디자인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도로 위에서 보이는 말리부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라디에이터 그릴이 하나같이 북미형이다. 한국지엠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바꾼 적도 없고,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는 지속적으로 빗발쳤고, 누가 보더라도 북미형 디자인이 멋져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이에 쉐보레 말리부 동호회가 직접 북미형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제작해 보급하면서 현재 도로에는 북미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변경한 말리부를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설득도 하지 못한 결과 한국지엠에는 원망과 비난이 쏟아졌다. “장사를 못한다”, “국내에서 판매할 생각이 없다”, “기회를 줘도 못 잡는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사마다 댓글로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사이, 쉐보레 말리부 동호회들은 발 빠르게 미국형 말리부 라디에이터 그릴의 제작에 돌입했다. 검증된 테스트는 아니지만, 나름의 테스트를 거쳐 공동구매 및 동회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결국 돈은 동호회가 벌었고, 제조사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만족감을 동호회가 채워준 꼴이 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안전기관에서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제품을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가면서 구입하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보증을 받을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


한편, 한국지엠은 쉐보레 크루즈를 출시하면서는 말리부와 같이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고, 북미형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