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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상무, "제네시스 디자인이 벤틀리보다 낫다”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지난 27일, 현대디자인센터 스타일링 담당 이상엽 상무가 제네시스 GV90과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이상엽 상무는 한국 디자이너 중 가장 성공한 스타 디자이너다. 홍익대 조소과 출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트센터디자인대학 자동차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페라리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태리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와 독일 ‘포르쉐 디자인센터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에는 GM에 입사해서 카마로와 콜벳을 직접 디자인해 업계의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는 폭스바겐 그룹에서 아우디, 포르쉐, 람보르기니, 스코다 등의 선행 디자인을 이끌었다. 201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벤틀리 외장 및 선행 디자인 총괄을 맡아왔던 인물이다.


27일 강연에서는 럭셔리에 대한 철학과 GV80에 대한 설명, 그리고 GV80과 제네시스 브랜드 등과 관련된 Q&A로 진행됐다.



Q&A가 시작되자마자 무섭게 “GV80이 벤틀리와 비슷하다”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상엽 상무는 “벤틀리와 비슷한 게 아니라, 벤틀리보다 낫다. 양산차가 나왔을 때 보고 얘기해달라. 가격에서도 차이가 있고,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들이 벤틀리에서 일을 하고 온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벤틀리보다 못하다면 카피고, 더 잘한다면 좋은 디자인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여백의 미가 내장의 콘셉트라고 밝혔는데, 버튼이 없으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 질문에는 “디자인을 할 때 소비자 중심으로 맞춘다. 고객이 어떻게 쓸지 고려한다. 기본적인 버튼은 있어야 한다. 터치스크린은 과도기고, 이를 주행 중 조작하는 건 위험하다. 운전자가 생각하는 것을 자동차가 수행하는 것이 궁극적이다. 현 상황에서는 공조계통이나 파워트레인 등 많이 쓰는 버튼을 기본 버튼으로 두고, 그 다음에 타이어 공기압 확인 버튼과 같이 잘 안 쓰는 버튼을 스크린에 넣는다. 버튼 조작에 대해 산술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 가장 궁극적인 건 텔레파시로 조작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현재는 자율 주행차가 전통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는데, 앞으로 디자인이 어떻게 변화될 전망인지”와 관련된 질문도 있었다. 이상엽 상무는 “자율주행차에는 여러 단계가 있다. 나중에는 운전 이상의 공간, 쉴 수 있는 개인의 공간이 될 것이다. 스토리를 만드는 건 디자이너에게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디자인보다는 궁극적인 기능성을 기반으로 고민한다면 답이 쉽게 나올 거다. 자동차 신기술에서 해킹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면 집에 안 들어가고 생활할 수도 있다. 예전에 말을 탄 건 이동 수단이었다. 하지만 말은 스포츠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처럼 자동차도 진화 중에 있다.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게 무한한데, 아직까지 어떤 OEM도 완벽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모터쇼에 가보면 가끔 스티어링 휠이 접혀지거나 스크린으로 도배된 차량들도 있는데,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고, 답이 없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출시될 G70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G70의 디자인은 어떻게 생겼냐”라는 질문에 이상엽 상무는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하겠다며, 스케치북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가장 야심찬 모델이다. 요즘은 쿠페 같은 실루엣의 세단들이 많다. 하지만 G70은 정통 세단이다. 가고자 하는 목표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글로벌 브랜드가 되고 싶다. 진정한 럭셔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미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성공해야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목표가 분명히 있는 차고 젊고 역동적인 캐릭터를 많이 넣을 것이다. 가장 정통적이고, 젊은 차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사실 디자이너가 신차 런칭부터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가 왜 이렇게 대외적인 활동을 하느냐는 얘기도 듣는다.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인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가 고객에게 좋은 디자인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스토리텔링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현대차는 스토리텔링보다 제품에 집중하면서 부족했다. 과거 헥사고날 그릴이 나오고 나서 포드가 1년 뒤 그 그릴을 사용했다. 왜 포드가 현대를 따라 하나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현대가 포드를 따라 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해놔도 스토리텔링이 없으면 그렇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소통의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한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