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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차상식

내리막길 주행 중 기어중립, 연비 향상효과 있나?

아무리 주유비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유비는 힘든 가계살림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경우 주유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연비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연비를 아끼기 위해 간혹 내리막길 주행 중 기어를 중립으로 넣고 주행하는 운전자들이 존재한다. 특히 이런 행위는 자동변속기 차량의 운전자보다 1톤 트럭을 운행하는 수동변속기 차량의 운전자들 사이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내리막길이던 오르막길이던 자동차의 변속기는 주행 중 중립으로 바뀌면 안 된다. 운전자의 목숨도 다른 운전자의 목숨도 모두 위험하기 때문이다. 만약 필사적으로 변속기를 중립으로 넣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그건 급발진 상황 정도뿐이다.



기본적으로 중립으로 내리막길을 주행하게 되면 내리막길이 길면 길수록 탄력이 붙게 된다.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의 속도가 높아지면 더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내리막길에서 속도가 더 붙었다는 것은 엔진브레이크가 비활성화 되고, 관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고라니가 튀어나온다던가, 아니면 앞차가 멈춰 급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에 대응하기 어려워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브레이크의 진공이 약해진다는 식으로 이유를 들기도 하는데, 사실무근이며, 브레이크는 브레이크 오일에 의해서 작동된다.



또 드라마틱한 연비 개선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면 요즘 차들은 변속기가 주행모드(D)로 되어있다고 해도 일정 속도에 도달해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있을 경우 자동으로 연료분사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행모드나 중립모드나 내리막길에서 연비차이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동변속기 차량이나 자동변속기 차량 모두 내리막길이라고 해서 특별히 변속기를 조작하는 것은 금물이다. 차라리 차량에 필요 없는 짐들은 내려놓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줄여 방어운전을 하는 것이 연비향상에는 훨씬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