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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의 한국지엠, SUV 라인업 보강 절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내수 시장에서 1만 1,854대를 판매했다. 전년동월대비 31%가 주저 않았다. 이렇게 판매량이 뒷걸음치는 사이 4, 5위 업체였던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빠른 속도로 판매량을 추격하며 한국지엠을 압박하고 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예상보다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고, 당장이라도 추락할 것 같았던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업계 5위였던 쌍용차는 티볼리와 G4 렉스턴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5월 1만 238대를 기록했다. SUV가 주력인 쌍용차는 티볼리만 4,724대를 판매했고, G4 렉스턴은 2,733대로 순조로운 출발을 아렸다. 또 코란도 스포츠 역시도 1,710대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 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9,222대를 판매했다. 아직 한국지엠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SM6와 QM6의 판매량이 꾸준하고, QM3의 인기도 역시 지속되고 있다. 특히 QM6는 쉐보레 캡티바의 후속모델 출시가 지연되면서 월 2천여 대의 판매량을 유지하며 순조로운 판매량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자동차만 하더라도 SUV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현대차와 기아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싼타페, 투싼 그리고 6월 출시될 코나로 모든 라인업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고, 기아차도 쏘렌토와 모하비의 인기와 미니밴인 카니발까지 합세해 판매량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나가는 모습이다.


"그나마 믿었던 스파크마저 반 토막난 판매량, 경쟁사들의 대부분 판매량을 차지하는 RV 차량은 노후화 심각"



한국지엠도 스파크와 말리부 등의 인기 차종이 존재하긴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일단 스파크는 기아 모닝의 영향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한 3,682대로 쪼그라들었고, 신모델인 크루즈의 반응도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 시원치 않다. 말리부는 그나마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준대형 세단인 임팔라는 월 400대도 판매되지 않을 정도로 처참한 현실에 빠져 있다.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승용 부분에 신차 투입은 없을 예정이고, 마땅히 들여올 차량도 없다. 승부를 걸어야 할 곳은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SUV 시장이다. 하지만 한국지엠이 판매 중인 RV 차량은 캡티바와 트랙스, 올란도 등 3가지 차량으로 회사 규모에 비하면 비교적 단출하다. 심지어 캡티바와 올란도는 출시된 지 오래돼 노후 모델로 취급 당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도 에퀴녹스와 트래버스의 국내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퀴녹스는 싼타페급의 중형 SUV이지만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될 정도로 다운사이징이 잘 되어있는 모델이고 트래버스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같은 급의 대형 SUV다. 당초 계획 대로였다면, 에퀴녹스가 올해 안에 출시되어야 했는데, 모두 감감무소식이다.


"고민하는 사이 치고 들어오는 경쟁사"


에퀴녹스를 들여오려다가 트래버스가 국내에서 더 좋은 반응을 보이자 고민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둘 중에 어떤 차량을 들여올지 한국지엠에게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 만큼 여유가 없어 보인다. 경쟁사가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판매량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팔라처럼 소비자들이 원할 때 출시를 하지 않고, 나중에서야 출시한다면 임팔라가 기아 K7과 현대 그랜저에 매장당한 것처럼 에퀴녹스도 내년 출시될 현대 싼타페에 밀릴 수밖에 없다. 트래버스 역시 모하비 후속이 출시된다면 마찬가지다.


에퀴녹스와 트래버스의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현대, 기아, 쌍용, 르노삼성 등은 국내에 신모델을 먼저 출시한다. 그런데 쉐보레는 해외에서 신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국내에는 1~2년 뒤에 출시하다 보니 경쟁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 한국지엠에 필요한 것은 신모델보다 빠른 결단력"



어차피 국내에서도 디젤에 대한 부정적인 정책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다운사이징은 더 이상 어렵고, 막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가솔린 SUV라도 구입을 고민하지 않는다. 포드 익스플로러, 혼다 파일럿 등에서 이미 확인하지 않았는가. 심지어 V6 모델을 들여온다면 소비자들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정책으로 받쳐주고, 제조사가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상품을 제시하면, 소비자들이 에퀴녹스던 트래버스던 외면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어쨌든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국지엠이 업계 3위로 군림할 수 있는 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얼마 전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대로 또다시 철수설이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가짜 뉴스들이 등장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